(임현우 정치부 기자) “OO도는 만악의 근원.” “여자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설명이 됨.” “XXX들 니네 외국 나가면 이런 신세야!”
일베, 디시인사이드, 메갈리아, 수컷닷컴 등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특정 계층을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이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상의 차별·비하 관련 시정요구 건수는 2011년 단 4건에 그쳤던 것이 2012년 149건, 2013년 622건, 2014년 705건, 지난해 891건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는 7월까지만 1352건에 달하는 등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신 의원은 “방통심의위에 접수된 내용들은 입에 담을 수도 없어 공개조차 불가능할 정도”라며 “과거에는 특정 지역이나 역사에 대한 비하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여성과 남성,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까지 비하하는 등 지역, 성별, 역사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비하 표현이 가장 난무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일베’로 지난 5년 동안 방심위로부터 1500건이 넘는 시정요구를 받았다. 2013년 329건, 2014년 224건, 지난해 434건 등 ‘3년 연속 시정요구 1위’였다. 2위는 ‘디시인사이드’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 연 100건 안팎에 그치던 시정요구가 올 들어서는 7월까지 528건으로 급증해 일베(493건)을 밀어낼 정도에 이르렀다.
대형 포털사이트 운영업체인 ‘네이버’(3위)나 ‘카카오’(4위)보다 훨씬 많은 차별·비하 표현이 이들 두 사이트에 넘쳐났다는 얘기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해외 사이트는 5위를 기록했다.
남녀 간의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메갈리아’(6위)와 ‘수컷닷컴’(9위)이 상위권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남성 혐오 논란에 휘말린 메갈리아는 2014년까지만 해도 방심위의 시정요구가 전혀 없었지만 지난해 49건, 올 들어 52건을 기록했다. 여성에 대한 차별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던 수컷닷컴도 2014년 처음으로 순위권에 들었다.
신 의원은 “여혐, 남혐 등의 성 갈등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나타났다”며 “일부에서 이를 표현의 자유로 허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다른 사회 구성원들을 심각하게 비하하고 사회적 상식을 왜곡시키는 것을 자유의 영역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방심위가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에 대한 감시를 늘리고 심의규정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끝) /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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