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폭풍전야…"10월 황금연휴 예약 절반 뚝"

입력 2016-09-06 18:24  

"소나기 피하자"…고객들 예약 취소 줄이어

골프장들 "이 정도로 티날 줄 몰랐다" 탄식

접대 수요보다 단체팀 많은 대중제는 꽉 차



[ 이관우 기자 ] “아이고, 벌써 가예약이 반은 줄었네. 이런!”

경기 가평군에 있는 한 명문 골프장의 J대표는 6일 통화에서 탄식부터 쏟아냈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때문이다. 법 시행 여파를 묻는 말에 상황표를 한 번 확인하겠다던 J대표는 생각보다 예약률이 크게 떨어진 것을 확인하곤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법 시행 여파가) 진짜 이 정도로 티가 날 줄은 몰랐다”며 “초반에 이러면 추석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김영란법 시행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골프장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이미 10월 초 라운드 가예약률이 최고 50%가량 떨어지는 등 이른바 ‘예약 절벽’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시범 케이스에 걸릴 수 있으니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회원 고객들의 예약 취소가 이번주부터 쏟아지고 있다.

무더기 예약 취소

골프장은 대개 라운드 예정일 3~4주 전부터 예약을 확정한다. ‘D-데이’인 이달 28일 이후 라운드를 할지 말지를 이달 첫째주와 둘째주에 결정해야 한다. 10월은 골프장 연간 매출의 15~20%까지 차지하는 극성수기. 평소 부킹 청탁이 극성을 부릴 때지만 이달 들어서는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

J대표는 “10월 초 황금연휴인 1~3일 예약이 하루 50~60팀 정도밖에 차지 않았다”며 “평소 같았으면 매일 120팀 정도가 몰렸을 텐데 절반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의 한 회원제 골프장도 비슷한 처지다. 9월 라운드는 25일 일요일 2부 티오프까지 꽉 차 있다. 하지만 28일 이후 주말 가예약이 70%밖에 차지 않았다. 그나마도 상당 부분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골프장 예약팀장은 “어제도 한 회원 고객이 10월 중 6개의 주말 예약을 모두 없던 걸로 해달라고 전화했다”며 “다음주부터 이런 전화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퍼블릭은 ‘무풍지대’

대다수 골프장은 이런 예약 급감 사태를 지켜보면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의 회원제 골프장 L대표는 “잠시 스쳐가는 소나기일지 아니면 앞으로 이런 상황이 굳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더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부킹 브로커들을 통해 회원 고객이 취소한 타임을 비회원에게 팔아 주말 그린이 텅텅 비는 사태는 막아볼 작정이다. L대표는 “떨이(그린피 할인판매)를 하면 매출 부족분은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10월 한 달엔 매출이 최소 20~30%는 줄어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은 법 시행 파고에서 비켜나 있는 분위기다. 28일 이전이나 이후 예약률에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경기 안산시의 한 퍼블릭 골프장 총지배인은 “10월도 이미 주중 주말 예약이 모두 다 차 있다”며 “이쪽은 접대 수요보다 동호인이나 단체팀이 대다수여서 법 시행과는 거의 상관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상당수 회원제 골프장은 이미 퍼블릭으로 전환해 김영란법 후폭풍을 비켜가는 모습이다. 올 들어서만 20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전환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김영란법 시행이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을 부추기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영이 어려워지면 회원제와 대중제, 대중제와 대중제 간 그린피 할인 경쟁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