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후원통해 사회 공헌"…기능인 9년간 908명 특채
[ 김현석 기자 ]
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51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 부문에 출전한 김세혁 군(18·창원기계공고)의 이마에선 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김군은 땀이 나는지 누가 지나가는지 살필 겨를이 없어 보였다. 비슷한 또래의 젊은 기능인 80명(40팀)을 제치고 입상하기 위해 작업에만 집중했다.
지난 5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엔 49개 직종에 1916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대부분 특성화고 학생들이다. 이 대회는 2000년대 초반까지 언론을 통해 크게 노출되며 많은 선수가 몰렸다. 하지만 2010년 2100명을 넘었던 참가 선수는 최근 1800~1900명 정도로 줄었다.
삼성이 전폭 후원에 나선 건 이 때문이다. 기술 없이는 산업 발전이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2007년부터 메인 스폰서를 맡은 삼성전자는 올해까지 10년째 후원 중이다.
“2006년 당시 이재용 이사(현 부회장)가 부르더니 ‘삼성이 어떤 사회공헌을 더 해야 할까 오래 생각했는데 회사도 그렇고 우리 제조업을 위해 기 黎穗潤만?키워달라. 가능하면 그 인력도 삼성이 많이 뽑아 젊은 기능인이 꿈과 희망을 갖게 해주자’고 하더군요.”
대회장을 찾은 송지오 삼성전자 고문(당시 생산기술연구소장)의 말이다. 그때부터 삼성 내부에서 기능경기대회 후원은 ‘JY프로젝트’로 불렸다. 이 부회장은 2009년 캐나다 국제기능올림픽 현장을 찾아 “제조업의 힘은 현장이고,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에서 나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2007년부터 매년 평균 7억원 이상을 대회 후원에 쓰고 있다. 후원사가 많지만 현금을 내는 곳은 삼성과 기업은행뿐이다. 국제기능올림픽 스폰서도 맡고 있다. 또 입상자와 대회 출전자들을 매년 특채하고 있다. 지난 9년간 908명이 대회를 통해 삼성에 입사했다.
송 고문은 “첫해인 2007년엔 관계사 사장들을 찾아다니며 졸라 40명이 처음 특채됐지요.” 하지만 지금은 각 사가 이들의 실력을 확인하고선 경쟁적으로 더 많이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기능 후원에 나선 또 다른 이유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자는 것이다. 독일처럼 마이스터가 되면 미래 걱정 없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하자는 것. 이날 대회에 참가한 백근욱 군(18·창원기계공고)은 “어렸을 때부터 기계가 좋았다”며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명장이 돼서 나중에는 학생들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장에는 단체 관람을 온 초·중학교 학생 수백명이 돌아다녔다. 이들은 대회장 곳곳에 마련된 ‘태양광융합발전기 만들기’ ‘자동차엔진모형 만들기’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스탠드 만들기’ 등 각종 무료 체험행사에 참여해 즐거워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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