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줄잇는 영화 상영회

입력 2016-09-08 14:30  



(임현우 정치부 기자) 국회에서 의원들이 개최하는 ‘영화 상영회’가 줄을 잇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상영회를 연다. 1993년 미국 대형 에너지회사 PG&E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 3억3300만달러의 배상을 받아낸 변호사 사무소 직원의 실제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다. 박 의원이 상영회를 연 이유는 지난 6월 발의한 ‘징벌적 배상법 제정안’을 알리기 위해서다. 박 의원은 “징벌적 배상제와 관련해 아직 국내에 익숙한 사례가 없어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개혁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제윤경 더민주 의원도 같은날 영화 ‘빅 쇼트’를 상영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부동산값 폭락을 예견한 네 명의 펀드매니저가 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해 월스트리트에서 떼돈을 벌어들인 실화를 다뤘다.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일 개최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상영회에는 주연배우 이범수, 박철민 씨 등이 참석했다. 인천상륙작전 기념일(9월15일)을 앞두고 애국심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한 행사였다는 설명이다. 지 의원은 “작전을 성공시킨 숨은 주인공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름 없는 분들의 감사함을 느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영화 상영회는 의원들이 자신의 정책과 이념노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틈틈이 활용되고 있다. 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협상 등을 놓고 역사 논란이 거셌던 지난해에는 ‘암살’ ‘연평해전’ ‘마지막 눈물’ 등의 상영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끝) /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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