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시절 쿠데타 모의 세력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손영길 전 수도경비사령부 참모장이 올 5월 육군사관학교에 5억 원을 기탁한 사실이 밝혀졌다.
육군 관계자는 9일 "손영길 장군(육군 예비역 준장)이 5월30일 육사발전기금에 5억 원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손 전 참모장은 거액을 기탁하면서 "내가 군인으로서 못다한 꿈을 후배들이 이루는데 써달라"고 당부했다.
육사 11기인 손영길 전 참모장은 이른바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군복을 벗었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했으니 물러나게 하고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게 쿠데타 음모설로 번져 윤필용 사령관과 그를 따르던 장교들이 횡령과 수뢰 혐의 등으로 처벌된 사건이다.
손영길 전 참모장도 업무상 횡령죄, 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관한 긴급명령위반죄 등으로 군법회의에 넘겨져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그해 8월 군에서 제적됐다. 1년 뒤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손영길 전 참모장은 최규하 대통령 시절인 1980년 특별사면을 받았다.
손영길 전 차모장은 이후 억울함을 풀고자 2010년 고등군사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손 전 참모장이 이번에 육사에 기탁한 5억 원도 무 ?확정 뒤 나온 국가배상금 등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는 9일 열린 주례 화랑의식(육사 생도들의 열병식) 시간에 그를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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