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스타 화장품' 됐어요

입력 2016-09-10 18:01  

Life & Style

화장품업계 '유튜브 마케팅'

유튜브 유명 미용 동영상에 등장…네이처리퍼블릭 '블러셔' 매출 두 배로
더페이스샵 '팩트'도 판매량 25% 늘어

에이블씨앤씨, 유튜버와 신제품 출시…3개월 만에 5만개 이상 판매 '인기'

동영상, 화장품 특징 효과적 전달…인기 유튜버 영향력도 점점 커져



[ 이수빈 기자 ] 지난 7월의 일이다. 로드숍 브랜드인 네이처리퍼블릭의 ‘바이플라워 블러셔 자몽솜사탕’이 전국 매장에서 갑자기 동났다. 회사 측이 마케팅에 열을 올린 것도 아니었다.

품절 사태를 불러온 주인공은 유튜브 방송자(유튜버)인 이사배 씨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이씨가 메이크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에 이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씨가 제작한 ‘저렴이 블러셔 6개 추천·예쁘게 바르는 법’이라는 영상이 기름을 부었다. 동영상의 조회 건수가 3일 만에 35만건이 넘자 바이플라워 블러셔 자몽솜사탕도 전국 매장에서 다 팔려 나갔다.

이후 지난달 이 제품의 매출은 한 달 전보다 2?이상 늘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급하게 물량을 추가로 발주했지만 또다시 품절돼 제품 생산량을 최대로 늘렸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서비스가 기업의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뜨고 있다. 글과 사진 위주인 블로그보다 동영상이 제품 특징을 좀 더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어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유튜브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공유 속도도 동영상이 블로그보다 빨라 제품 홍보에 더 효과적이라는 게 마케팅 담당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유튜브 마케팅 과정은 간단하다. 우선 유튜브 영상을 재미있거나 유익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후 동영상이 인기를 얻으면 영상에 나온 제품도 덩달아 잘나간다. 영상을 본 구독자들이 제품을 써보고 긍정적인 후기까지 남기는 게 마지막 단계다. 제품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또다시 매출은 수직상승한다. 이런 선순환 때문에 유튜버들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제품을 홍보하거나 후기를 남기고 있다.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영상은 블로그 포스팅에 비해 제품의 색상이나 질감을 더 잘 보이게 할 수 있다”며 “과거 블로그 위주로 제품을 홍보해왔지만 이제는 유튜브 방송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LG생활건강의 로드숍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의 ‘듀얼 쉐이딩 팩트’도 유튜버 덕을 봤다. 지난 1월 뷰티 유튜버인 씬님과 레인보우 지숙이 유튜브 영상【?이 제품을 소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씬님과 지숙이 제품을 발라보는 영상은 조회 수 100만건을 넘었다. 이후 듀얼 쉐이딩 팩트의 평균 판매량은 25%가량 늘었다.

화장품 전문 업체인 에이블씨앤씨는 처음부터 유튜브 방송자와 손잡았다. 이 회사 브랜드인 어퓨는 지난 6월 유튜버인 ‘윤쨔미’와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어퓨의 ‘윤쨔미 에디션’은 현재까지 5만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이블씨앤씨는 젊은 팬이 많은 윤쨔미와 공동 작업을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협업했다. 윤쨔미는 제품 기획단계부터 의견을 내며 제품 개발에 적극 참여했다. 어퓨는 윤쨔미와 새로운 제품라인을 준비하고 제품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윤쨔미 에디션은 쿠션, 틴트, 섀도 등 5종 13품목 제품으로 구성됐다. 윤쨔미는 2014년부터 화장품이나 메이크업 방법 같은 뷰티 관련 동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올리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60만명이 넘는다.

에이블씨앤씨 관계자는 “유튜브 동영상 방송자는 언제나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 소비자 수요를 잘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과 협업해 제품을 개발하면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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