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해운대 초고층 건물 '흔들'…구미 삼성전자·LG 생산라인 한때 멈춰

입력 2016-09-12 22:03  

경북 경주서 규모 5.8 역대 최강 지진

여진만 91차례…피해신고 4만9000여건

전문가들 "규모 6.0 이상 강진 올 수 있다"



[ 강경민 기자 ] 경북 경주에서 12일 잇따라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전국 곳곳의 아파트 등 건물이 크게 흔들리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1978년 지진 기상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규모 5.8의 지진이 나면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경주에선 오후 7시44분께 규모 5.1의 지진이 일어난 데 이어 50여분 뒤인 8시32분께 규모 5.8의 지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첫 진앙과 두 번째 진앙은 직선거리로 1.4㎞다. 13일 0시까지 규모 2~3가량의 여진도 91차례 이어졌다. 강력한 지진 이후엔 일반적으로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한반도 판 내부의 지각운동으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가 13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했다. 안전처에 따르면 지진에 따른 충격으로 일부 시민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진 대응 매뉴얼에 따라 경주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 그러나 신월성 1~2호기는 월성 1~4호기와 부지 특성이 달라 정상 가동 중이다. 한수원은 수동 정지는 지진 규모와 관련한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공장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한때 중단됐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측은 “현재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 중”이라며 “제품생산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KTX 경부선 일부 구간에서 열차가 한때 서행 운전한 것을 제외하면 교통편도 정상 운행됐다. 불국사 기왓장만 일부 떨어졌을 뿐 경주에 밀집한 문화재 피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진 발생 직후 동서발전 소속 울산 LNG복합화력 4호기의 가동이 멈췄다.

두 차례 지진은 경북은 물론 부산과 대구, 광주,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감지됐다. 50층 이상 초고층아파트가 몰려 있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등의 아파트가 몇 초간 크게 흔들리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도로와 벽이 갈라지고 장식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신고도 쏟아졌다. 안전처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 전국에서 4만907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한반도에서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력한 규모다. 앞서 발생한 규모 5.1의 지진도 역대 다섯 번째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일어난 가장 강도 높은 지진은 1980년 1월 평안북도 서부 의?middot;삭주·귀성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이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에 따른 더 큰 규모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온 한반도에서도 앞으로 규모 6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최근 자주 일어나는 지진은 한반도에 언제든지 규모 6.0 정도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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