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씨 15년새 4800개나 늘었다는데...

입력 2016-09-14 07:00   수정 2016-09-1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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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후 경제부 기자) 한국의 성씨는 도대체 몇개나 될까요. 작년까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1000개 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5000개 이상이라고 해야 정답입니다. 1년 사이 성씨가 4000개 이상이나 늘었다니...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차근차근 살펴봅시다. 한국에서 성씨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집계하는 곳은 통계청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은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하는데, 여기엔 성씨와 본관에 대한 결과도 포함됩니다. 다만 성씨는 변동이 크지 않고, 한자를 많이 쓰고 있고 본관도 제각각이어서 조사 실시 단위는 매15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985년에 한번 하고, 그 다음엔 2000년 그리고 2015년에 한다는 것이죠.

그럼 비교 가능한 바로 직전 해인 2000년으로 돌아가볼까요. 당시 통계청은 한국의 성씨가 728개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金 李 朴 등처럼 한자(漢子)를 쓰고 있는 성씨가 286개, 한자를 쓰지 않는 성씨가 442개로 돼 있네요. 그런데 작년 조사에선 성씨의 갯수가 5582개로 8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옵니다. 한자(漢子)로 이뤄진 성씨는 1507개이고, 한자가 없는 성씨는 4075개나 되네요.

이유는 귀화자에 있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국으로부터 온 이민자들이 귀화하면서 자신의 성씨를 등록한 경우가 많았다”며 “귀화자들이 많아지며 한국의 성씨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자를 쓰고 있는 성씨 가운데 2000년엔 없다가 2015년엔 새로 등장한 성씨로 혁(赫)씨 폄(貶)씨 팔(八)씨 등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중국인의 성씨로 재중동포나 중국인이 한국으로 귀화하면서 등록한 성씨라고 합니다. 이런 게 1200여개 늘은 겁니다.

한자를 쓰지 않은 국가에서 한국으로 귀화하면서 자신이 쓰고 있는 성씨를 등록한 경우는 이보다 더 많은데, 15년새 3600여개나 늘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맥과이어 스즈키 존슨 벤 멍 등의 성씨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한국의 본관을 알아볼까요. 한국의 성씨 본관은 작년 기준으로 3만6744개나 됩니다. 여기에서도 새로 만든 귀화자의 본관들이 많아서 1000명 이상이 쓰는 본관만 추려보면, 858개로 수긍할만한 숫자가 나옵니다. 858개의 본관을 가진 인구는 486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97.8%를 차지한다니 이해가 갑니다.

그럼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를 가장 많이 배출한 본관은 어디일까요. 이건 자료엔 없고 따로 집계를 해봤는데, 경주가 가장 많았습니다. 경주김씨 경주이씨 경주배씨 경주손씨 경주박씨 경주최씨 등이 본관을 삼고 있는 경주가 466만명에 달했습니다. 이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본관인 김해김씨 덕분에 김해가 465만명으로 경주를 바짝 쫓고 있었으며, 박씨로 유명한 밀양(347만) 이씨로 유명한 전주(327만) 진주(152만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 다섯개의 도시를 본관으로 삼고 있는 인구만 더해도 1757만명으로 전체 대한민국 인구의 34.4%에 이릅니다. 이상 추석 명절에 말씀 나누시라고 성씨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끝) /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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