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엔터프라이즈 "아디다스 운동화 생산 늘려 매출 1조원 달성"

입력 2016-09-20 18:13  

내달 4일 상장 앞둔 화승엔터프라이즈 이계영 사장

생산설비 확충 위해 상장 선택
경쟁사보다 제품 생산기간 짧아 아디다스그룹서 발주 늘려
상반기 영업익 작년보다 141%↑



[ 나수지 기자 ] “전 세계 아디다스 운동화 생산량의 12%가량을 화승비나가 담당합니다. 2020년까지 이 비율을 20%대로 끌어올려 매출 1조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다음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이계영 사장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산 설비를 늘리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상장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운동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화승인더스트리의 베트남 현지법인 화승비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화승비나의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지난해 화승인더스트리가 설립한 일종의 중간지주회사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화승인더스트리는 화승엔터프라이즈 상장 후 지분 70%를 보유할 예정이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LS전선아시아에 이어 한국 회사의 베트남 법인이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두 번째 사례다.

이 사장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성장동력을 “글로벌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디다스그룹과의 튼튼한 협력관계”라고 꼽았다. 2002년 설립된 화승비나는 리복의 신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로 시작했다. 2006년 아디다스그룹이 리복을 인수하면서 아디다스 브랜드 운동화도 생산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기준 월간 생산량은 340만켤레”라며 “이 중 60%는 아디다스, 나머지 40%는 리복 운동화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매출 대부분이 아디다스그룹과의 거래에서 나오는 셈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올 상반기 매출 3019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1%, 141% 늘어난 수치다.

아디다스그룹 내에서 화승엔터프라이즈 입지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 사장은 “(자회사인) 화승비나는 아디다스에 운동화를 납품하는 ODM 업체 중 납품량 기준 두 번째(12%) 회사”라며 “지난해까지 3위였지만 아디다스그룹이 대만 업체 비중을 줄이고 화승비나에 더 많은 물량을 발주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1위는 대만의 파우첸(30%), 3위는 대만의 칭루(10%)다.

아디다스그룹이 화승비나에 더 많은 일감을 주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경쟁업체에 비해 운동화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화승비나의 베트남 현지 공장에는 아디다스와 리복의 연구개발센터가 있다. 아디다스그룹의 디자이너와 마케팅 인력 17명이 공장에 상주한다. 이 사장은 “경쟁사들은 운동화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12개월 정도 걸리는데 화승비나는 이 기간을 8개월로 줄였다”며 “아디다스그룹의 연구개발센터가 생산 공장과 함께 있는 경우는 화승비나가 유일하?rdquo;고 강조했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신규 설비를 늘리고 기존 설비를 자동화하는 데 쓸 계획이다. 저렴한 베트남 인건비도 서서히 오르는 추세여서 지금부터 인건비를 관리해야 한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건비가 싼 도시 외곽에 공장을 추가로 세울 계획”이라며 “현재 재단공정 기준 47%가량인 설비 자동화율도 끌어올려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21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공모가는 1만5000원. 일반투자자에게는 전체 공모 주식의 20%인 156만주를 배정했다. 공모 규모는 1176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09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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