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혼자 사는 '1인 가구' 500만명 넘었다

입력 2016-09-23 17:18  

고령화도 세계에서 가장 빨라…만성적 저성장 초래할 수도


◆ 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중 급증

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중이 25년 새 세 배로 늘어나며 한국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11월1일 기준 국내 총가구 수는 1956만603가구로 5년 전인 2010년(1796만3816가구)보다 8.9% 늘어났다. 지난해 1인 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했다. 25년 전인 1990년(9.0%)보다 세 배 이상으로 상승한 것이다. -9월8일 한국경제신문

☞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플랭클린이 한 말이다. 세금(조세·租稅)이란 국가(중앙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지방정부)가 살림(재정)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목적으로 법률에 규정된 과세요건을 충족한 자에게 직접적인 반대급부 없이 부과하는 금전급부다. 이렇게 거둔 세금으로 도로와 공항을 짓고, 보건복지정책도 펼치며, 과학기술에도 투자한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세금 중 하나가 인두세(人頭稅)다. 일정 연령 이瓚?국민 한 사람당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으로, ‘사람 머릿수에 따라 매기는 세금’이다. 그래서 고려나 조선, 유럽의 중세 시대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했다. 인구 수를 알아야 세금을 정확하게 매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센서스란?

세계 각국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인구센서스(Census·인구총조사)는 이렇게 탄생했다. 센서스(census)라는 말은 로마 시대의 감찰관(censor)에서 유래했다. 당시 세금 징수를 위한 인구조사를 감찰관이 담당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엔(UN)은 인구총조사를 “특정한 시점에 한 국가 또는 일정한 지역의 모든 사람, 가구, 거처와 관련된 인구·경제·사회학적 자료를 수집, 평가, 분석, 제공하는 전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근대적인 인구총조사는 1790년 미국에서 최초로 실시했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적 기법을 갖춘 인구총조사가 실시된 것은 1925년이다. 이후 5년마다 조사해 왔는데 1960년부터 주택 관련 조사도 같이 하면서 인구주택총조사가 됐다. 인구·가구·주택의 규모, 구조, 모든 특성에 대한 정보가 조사 대상이다. 인구주택총조사와 함께 경제총조사(Economic Census)도 실시되고 있다. 경제총조사는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 대한 고용, 생산, 투입(비용) 등에 관한 구조를 파악하는 조사다. 인구센서스와 경제센서스는 정부 부처인 통계청이 5년마다 시행한다. 인구센서스는 0과 5로 끝나는 해에, 경제센서스는 1과 6으로 끝나는 해에 이뤄진다.

인구센서스는 11월1일이 기준이다. 2015년 센서스는 따라서 조사 기준시점인 2015?11월1일 현재 국내에 상주하고 있는 사람(외국인 포함)이 조사 대상이다. 11월1일 0시 이후에 태어난 아기와 이전에 사망한 사람은 조사하지 않는다.

센서스를 하는 이유는 사람과 주택, 산업의 규모와 그 특징 등을 알아야 국가가 필요한 정책을 구상하고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센서스로 모은 기초 통계자료는 모든 사회분야 통계의 기준(benchmark) 통계로서, 각종 가구 표본조사의 모집단 및 표본틀로 제공된다. 국가기관이나 민간 기업, 학술단체 등은 이 기초통계를 정책이나 마케팅, 학술 자료 등으로 활용한다.

‘2015 인구센서스’ 결과

‘2015 인구센서스’ 특징은 △1인 가구 급증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정체 △‘항아리형’으로 인구구조 변모 등을 꼽을 수 있다. 1인 가구는 한 사람이 독립적인 가구로 행정기관에 등록하고 생활하는 것이다. 1인 가구 수는 2015년 11월1일 기준 520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1911만1000가구)의 27.2%를 차지해 한국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됐다. 이어 2인 가구(26.1%), 3인 가구(21.5%), 4인 가구(18.4%) 등의 순이었다. 하봉채 통계청 등록센서스과장은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인구가 늘어난 데다 홀몸노인도 증가한 것이 1인 가구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센서스는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57만명으로 2010년(536만명)보다 121만명 늘었다. 비중(내국인 기준)으로 보면 13.2%로 2010년 조사 때(11.0%)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유엔에선 65세 이상 慣?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부른다. 전라남도는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1.1%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반면 유소년인구(0~14세) 비율은 5년 전 16.2%에서 13.9%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72.9%였다. 이에 따라 인구구조는 과거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바뀌었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이대로 진행되면 우리 경제는 만성적인 저성장 구조로 바뀔 수 있다”며 “정년 연장 등을 통해 생산가능인구 기준을 75세로 늘리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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