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혜 기자 ] 미국 하와이대 박사로 소개돼온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75·사진)가 실제로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미국 학위확인 대행기관 NSC에 따르면 도 교수는 1975년 9월부터 1985년 12월까지 하와이대에 적을 뒀지만 학위는 취득하지 못했다. 1983년 3월 경희대 영문과 교수로 부임해 2006년 2월 정년퇴임한 도 교수는 그간 문학평론가로 다수의 저술·강연 활동을 해왔다.
도 교수에 따르면 그는 1984년 하와이대에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심사위원들은 내용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지만 주석과 참고문헌 등을 다시 정리해 최종본을 제출하라고 했다. 도 교수는 “이미 경희대에 취업한 상태라 한국에 들어와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인터넷으로 문헌을 정리할 형편이 안 됐다. 하와이대 도서관에 가서 직접 정리해야 했지만 기한을 맞추지 못해 결국 최종본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도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경희대 행사 공지나 포털사이트 및 언론사 인명정보 등에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로 소개돼왔다. 그는 이 같은 오기(誤記)를 바로잡지 않았다. 그러다 학위 논란이 불거진 뒤인 지난 6~7월에서야 포털사이트 등에 등재된 자신의 학력을 ‘박사’에서 ‘박사과정 수료’로 고쳤다. 그는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고 후회한다”며 “고의로 박사를 사칭하거나 허위 기재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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