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해임안' 단독 처리한 거야…박 대통령 "수용 불가"

입력 2016-09-24 02:01  

고성·몸싸움 또 난장판 된 국회…정국 급랭 예고

정세균 의장, 자정 직전 차수변경

새누리 "직권 날치기" 반발 퇴장 속
野, 찬성 160표로 해임안 가결
국민의당 대부분 찬성표 던져

청와대 "부당한 정치공세 정면돌파"



[ 임현우 기자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전원 퇴장한 가운데 시작한 무기명 표결에서 참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0명, 반대 7명, 무효 3명으로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가결했다.

헌법상(제63조)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해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것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2003년) 이후 13년 만이며 헌정 사상 여섯 번째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날 시작된 본회의가 대정부 질문이 길어지면서 하루를 넘기자 차수를 변경하고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했다. 정 의장은 23일 밤 11시57분께 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 주자인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 도중 “국회법 제77조에 따라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 의원들과 협의를 거쳐 차수를 변경해 회의를 개의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장실 앞으로 몰려나와 강력 반발했다. 정 원내대표는 “직권으로 날치기를 해서 개의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며 “헌정사에 치욕적인 폭정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을 향해 “의회주의를 말살하는 독재자”라고 외치는 등 강하게 항의하다가 해임건의안 투표가 시작되자 전원 퇴장했다.

청와대는 “해임 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야당 주도로 통과된 해임건의안이 부당한 정치공세인 만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것은 부당한 정치공세로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김 장관을 사퇴시키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현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23일 내내 국회 본회의는 파행됐다. 고성과 삿대질에 가벼운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난장판을 연출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여야 갈등으로 진통 끝에 오후 2시30분께 시작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표결 강행은 제1야당의 힘 자랑이자 갑질”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을 성토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야당이 정부·여당과 청와대에 보내는 또 하나의 국민적 경고”라고 맞받았다.

해임건의안 처리 요건인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오락가락했다. 지난 5일 더민주·정의당과 해임건의안을 함께 내기로 합의한 국민의당은 일부 의원의 반대로 21일 공동 발의에 불참했다. 하지만 이날은 “당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는 얘기가 나오는 등 찬성 기류가 감지됐다.

새누리당은 한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안건을 자동 폐기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신청이 늦어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대정부 질문 도중에는 ‘국무위원 필리버스터’가 논란이 됐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본회의장에서 정부 관계자를 대거 소집해 답변 늘리기를 요청한 장면이 다수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질의자로 나선 정우택·임이자 의원 등은 자신의 발언은 짧게 하고, 총리나 장관의 발언은 길게 듣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7시50분께는 정 원내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 국회의장석 앞으로 몰려가 “국무위원들에게 밥 먹을 시간을 주라”며 정회를 요구했다. 여야 합의가 안 되면 해임건의안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정 의장은 화난 얼굴로 “오늘 새누리당 의총 때문이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정 원내대표가 “양심이 있어야지”라고 소리치자 정 의장은 “당신이나 잘하라”고 쏘아붙였고, 우 원내대표를 포함한 더민주 의원들도 우르르 몰려나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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