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태 이사장
30년만에 병상 1천개 병원 일궈
서울 부민병원 척추·관절 메카
미국 정형외과병원 HSS와 협약
[ 이지현 기자 ] 1985년 정흥태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 이사장(사진)은 부산 서동에 정흥태정형외과를 열었다.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던 때다. 29병상 규모의 작은 동네의원이었지만 ‘친절하고 열심히 치료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환자가 몰렸다. 환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1990년 8월 부산 덕천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민정형외과의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규모도 80병상으로 키웠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환자를 봤다. 하루 350명의 환자를 진료했을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지냈다.
병원 문을 열 때부터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학병원에만 있던 CT(컴퓨터 단층촬영)를 동네의원에 들여놨다. 비용 부담이 컸지만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소신이 있었다. 다른 병원에서도 CT 검사를 의뢰하는 환자가 줄을 이었다.
1996년 250병상 규모로 병원을 키웠다. 2002년에는 100병상을 추가해 350병상 규모가 됐다. 정형외과 환자뿐 아니라 내과 등 다른 진료과 환자가 몰리면서 2003년 덕천동 부민병원은 종합병원으로 거듭났다. 먼 거리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불편을 줄이려 부산 구포, 서울 염창동, 부산 해운대에 차례로 200병상, 201병상, 241병상 규모의 병원을 차렸다. 인당의료재단도 세웠다.
정 이사장은 부민병원을 “환자에게 높은 수준의 정형외과 진료를 제공하는 전문병원다운 전문병원”이라고 했다. 그는 “2020년 아시아 최고 관절척추 전문병원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은 1000병상에서 120여명의 의사가 한 해 2만건의 수술을 하는 정형외과 전문병원 그룹이다. 4개 병원은 지역거점병원, 재활병원, 연구병원 등으로 세분화돼 각자 다른 역할을 한다. 이들 병원 의료진과 행정직원들은 수시로 화상 회의를 하며 병원 진료 및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정 이사장은 끊임없이 도전하며 병원을 키웠다. 서울에 있는 척추 관절 병원들이 지역으로 흩어져 분원을 내던 2011년 부산 지역을 모태로 한 부민병원 분원을 서울에 냈다. 주변에서 “무모하다”며 말렸지만 정 이사장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부민병원이 자리한 서울 강서구는 척추 관절 병원의 메카가 됐다. 진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미국 최고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HSS와 진료 협약도 맺었다. 직접 쓴 메일 한 통이 시작이었다. 정 이사장은 “HSS는 뉴욕 양키스 선수들, 미국 올림픽 국가대표를 관리할 정도로 이름이 알려진 병원”이라며 “한국을 넘어 미국 병원과 교류해야겠다는 생각에 협약을 제의했고 두 달마다 화상콘퍼런스를 하고 매년 심포지엄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부민병원이 매년 부산에서 여는 무릎관절 심포지엄에는 전국에서 전문의들이 찾는다. 매일 아침 7시 반 의료진이 모여 최선의 진료를 했는지 환자 케이스 스터디를 한다. 한 달에 1억원의 적자를 감수하고도 병원마다 응급실을 뒀다.
지난해 문을 연 해운대 부민병원은 감염 관리를 위해 모든 병상을 4인실로 운영한다. 각종 재활프로그램이 잘 돼 있어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 선수들은 구단 재활시설 대신 이곳을 찾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한 경 스 탁 론 1 6 4 4 - 0 9 4 0]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