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 우리은행, 민영화 '청신호'…주가도 날개 달까

입력 2016-09-26 11:21  

[ 채선희 기자 ]

우리은행의 민영화 작업이 '4전5기' 끝에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비입찰 흥행으로 민영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실적 호조, 고배당 전망까지 더해져 우리은행의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은행은 전날보다 100원(0.88%) 오른 1만1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의향서(LOI) 접수가 마감된 지난 23일(1.34% 상승) 이후 이틀째 상승하는 모습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향서 접수 결과 매각 대상 지분(30%)을 크게 웃돌면서 지분 매각·경영효율성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단기적으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총 18곳의 국내외 투자자가 우리은행 지분 인수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우리은행 지분 4~8%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매각전에 뛰어든 가운데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일본 오릭스금융그룹 등이 인수희망자로 나섰다.

여기에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보고펀드, IMM PE,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 등과 외국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CVC캐피털파트너스 등이 LOI를 제출했다. 이밖에 중동계 펀드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예비입찰이 인기리에 마감됐다.

이들이 인수 희망을 보인 지분율 규모는 82~119% 수준으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팔기로 한 우리은행 지분 30%를 훌쩍 넘긴 것으로 집계된다. 다만 금융위 측은 "본입찰까지 지켜봐야 매각 흥행 여부를 알 수 있다"며 섣부른 낙관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앞서 시장에서는 우리은행 예비입찰이 흥행 몰이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점쳐지긴 했다. 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 위한 '통매각' 방침에서 '과점주주 분산매각' 방식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보유 지분 51.06% 가운데 30%를 4∼8%씩 쪼개 파는 방식으로 인수전을 진행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지분 입찰이 흥행한 것은 주가가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우리은행의 현 주가는 올해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38배, 기대배당수익률 4.0%로 자산건전성 및 이익 안정성이 제고된 점을 감안해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자 호응도가 이전 지분 매각 때와는 달라졌다"며 "우리은행 실적 안정성과 배당 매력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우리은행의 배당 매력이 투자자들에게 부각됐다"며 "올해 주당배당금이 500원으로 유지된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현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4.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성공한다면 재무적 투愍美?배려한 배당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자산건전성 개선에 따라 은행주 내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우리은행 실사 기간 및 본입찰 날짜(11월중)를 확정할 예정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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