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이 현대사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차대전 때였다. 여군들이 전투병으로도 활약했던 소련의 경우 1945년 무렵 25만명 가까운 여군이 전선에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소련 여군 저격수는 독일 군인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소련 여군은 전투기도 몰았고 탱크부대 전차병으로도 활약했다. 전쟁 영웅 칭호를 받은 여군이 적지 않았다.
2차대전 당시 독일군과 마지막으로 맞서야 했던 영국도 여군을 창설했다. 특히 독일군의 공습을 방어하기 위한 레이더 부대와 방공포 부대에 여군이 많이 배치됐다. 기술군인이었던 셈이다.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도 당시 입대해 남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지원부대에서 트럭을 몰았다고 한다.
현존 최강 여군은 단연 미국이다. 2차대전 당시엔 간호부대 등 후방지원에만 여군을 투입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전 병과가 여군에 개방돼있다. 미군 전체의 15%가 여군이다.
1970년 간호병과에서 첫 장군을 배출한 이후 발전을 거듭해 대장까지 나왔다. 각각 군수사령관을 지낸 앤 던우디 대장(육군)은 2012년, 재닛 울펜바거 대장(공군)은 지난해 퇴임했다. 각군 참모총장은 물론 합참의장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이 미국 여군의 기 遊?
현대의 여군이라면 징병제인 이스라엘 여군을 많이 떠올리는데 약 5만8000명으로 전체 군인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여성도 징병대상이지만 유대교와 드루즈교 신자만 뽑기 때문에 45% 정도는 여러 이유로 면제를 받는다. 이 밖에 북한과 중국이 각각 20만명이 넘는 여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여군 1만명 시대가 열렸다. 지난 6월 말 기준 여군은 1만263명인데 육군이 6915명으로 가장 많고 해군(1264명) 공군(1694명) 해병대(390명) 순이다. 계급별로는 장성이 2명, 영관 823명, 위관 3924명, 준사관 24명, 부사관 5490명 등이다. 전체 간부의 5.5%로, 장교(준사관 이상)의 7.4%, 부사관의 4.5%가 여군이다.
2001년 간호장교인 양승숙 준장이 처음 별을 단 이후 이제까지 10여명의 여군 장군이 나왔다. 2010년에는 보병 병과에서, 2011년에는 군 법무관이 별을 달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 한 개인 준장이 한계다. 위상에 걸맞은 대접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 징집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로봇군인까지 나오는 시대에 군에서의 남녀 구별은 더 이상 의미없다는 얘기도 많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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