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 이대리] "시댁 눈치…취업 타령, 이젠 명절이 무서워요"

입력 2016-09-26 18:54   수정 2016-10-03 10:44

'와글와글'


[ 오형주 기자 ] “한 번도 맘 편히 친정에 가보질 못했어요. 추석 이틀 뒤가 친정엄마 기일인데도 눈치 보며 올라와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친정 홀아버지께는 명절에 인사도 드리지 말라는 건가요.”(네이버 아이디 jjun****)

지난 13일자 김과장 이대리 <고향집은 미리 다녀오고 ‘캠핑 번개’…추석 연휴는 추가 수당 챙기는 날~> 기사가 나가자 수많은 네티즌이 댓글로 ‘추석 나기’에 대한 저마다의 고충을 털어놨다.

대부분은 추석 때 고향 방문을 꺼리는 직장인들의 이야기에 ‘명절은 우울 그 자체’라며 공감했다. “언제부터 명절이 피하고 싶은 날이 됐나” “결혼부터 시작해서 연봉 등 이래저래 캐묻는 걸 사흘 내내 들을 생각하면 토 나온다” 등의 반응이었다.

며느리들은 ‘시댁 스트레스’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네티즌(yebb****)은 “결혼 후 9월이 제일 싫다”며 “아버님 제사에 명절 제사까지 챙기느라 허리와 손목이 남아나지 않는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눈물만 주룩주룩 흐른다”고 적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고 싶은 책이나 보며 연휴를 지내고 싶은 바람은 결혼 21년 동안 단 한 번도 못 해본 내 작은 소원이 됐다”며 “미혼인 사람들이 이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moo4****)는 글을 남긴 이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명절 때마다 남편 부모님이 있는 시댁을 먼저 찾는 관습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시댁 안 가면 큰 죄 짓는 거고 친정은 안 가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은연중 있는 사람이 많다”(gold***), “자기 딸들 오니 보고 가라는 시아버지… 자기 딸은 시댁 갔다 빨리 오길 기다리면서 우리 부모, 딸 언제 오나 기다리는 건 생각 못 하시네요”(rosa****) 등 댓글이 쏟아졌다. “시댁 가족들 모여 며느리는 알지도 못하는 옛날 얘기들 꺼내며 박장대소하며 웃고 떠들 때, 난 부엌에만 틀어박혀 일하면서도 친정식구들 생각했다”(alal****)는 댓글엔 ‘진심 공감’ ‘안쓰럽다, 힘내세요’ 등의 응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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