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노조지도부 23명 징계
참가율 30% 안팎…혼란 없어
일반열차·화물운송은 일부 차질
[ 백승현 기자 ]
전국의 철도와 지하철 노동조합이 27일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철도·지하철 노조 동반 파업은 1994년 이후 22년 만이다. 파업 명분은 정부가 추진하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다. 지난 23일 금융노조 파업과 마찬가지로 조합원 참여율이 예상보다 낮은 데다 대체인력 투입 등으로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차관은 “철도노조는 즉시 파업을 중단하고 본연의 자리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 불편을 외면하는 불법 파업을 계속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따라 부산교통공사는 이날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848명(노조 지도부 7명 포함) 전원을, 코레일은 노조 지도부 23명을 직위해제했다.
연대 파업에 들어간 전국철도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등의 파업 참여도는 예상을 밑돌았다. 파업 참가율은 코레일이 30% 안팎(필수유지인력 제외)에 머물렀다. 서울메트로(1~4호선)는 36.9%, 서울도시철도(5~8호선)는 21.1% 수준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 지하철과 KTX 등은 평상시와 같이 100% 정상 운행했다. 철도는 파업 때 필수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필수공익사업장이다. 코레일의 경우 필수유지인력(8498명)에 대체인력(6043명)까지 투입해 평상시 인력의 65% 수준을 유지했다.
출근시간대 서울 도심의 주요 지하철역도 평소와 같은 수준이었다. 부산도시철도노조 역시 파업에 들어갔으나 출근시간대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은 거의 없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 운행은 평소의 60% 수준으로 줄어들어 일부 지역의 운행시간이 달라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철도 화물운송 분야에서는 태백선·영동선 등 화물 열차 운행 횟수가 절반 이하로 줄면서 다소 차질이 빚어졌다. 여객과 달리 화물 수송은 파업 때 필수유지 업무 분야가 아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서울대병원노조와 경북대병원노조 등도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 지속되면 파업 참가자에 대한 대규모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레일은 이날 파업 시작과 동시에 직원들에게 긴급 업무복귀 지시를 내렸다. 코레일은 업무복귀 지시에 따르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곧바로 징계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수백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35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2013년 철도파업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레일은 철도사업장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된 2009년 이후 불법 파업에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 2009년 말 인력 감축 철회와 해고자 뮐汰?요구하며 벌인 12일간의 파업 때 코레일은 199명을 형사고소하고 1만1588명을 징계했다. 2013년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며 23일간 벌인 최장기 파업 때는 노조를 상대로 16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주동자 202명을 고소해 지도부 35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공공부문 연쇄 파업과 함께 계속되는 도심 집회로 교통 불편도 예상된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1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연다. 29일에는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가 여의도 국민은행 앞 등 7곳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할 예정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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