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가전 무덤' 한국서 선전
고희경 신임 대표 선임
[ 김현석 기자 ]
“안규문 대표는 밀레코리아를 성공적으로 경영해왔습니다. 또 오늘은 그의 65번째 생일입니다. 두 가지 축하할 일이 있어 직접 왔습니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의 마르쿠스 밀레 회장이 27일 서울을 찾았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가 정년퇴임하는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다국적기업 대표가 해외법인장 퇴임식을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방한한 건 매우 드문 일이다.
밀레코리아는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안 대표 퇴임식을 했다. 밀레 회장뿐 아니라 악셀 크닐 마케팅 및 세일즈부문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안 대표는 2005년 설립된 밀레코리아 법인장을 맡아 11년간 경영해왔다. 외국 가전 브랜드로는 처음 자체 애프터서비스(AS)망을 구축하는 등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프리미엄 브랜드 밀레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켰다. 밀레의 진공청소기, 드럼세탁기, 식기세척기, 인덕션, 전기오븐 등으로 올린 지난해 매출은 2005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어 ‘외산 가전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한국에 ?밀레를 성공시킨 그에 대한 고마움이 이날 행사에 묻어났다.
밀레 회장은 “안 대표 덕분에 밀레가 한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본사 회장이 일부러 방한해 대표의 이·취임식을 하는 게 생소하지만 전문경영인도 이렇게 대우받는 시스템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밀레코리아는 신임 대표로 고희경 전 유니레버코리아 상무를 선임했다. 1969년생인 고 대표는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스미스클라인비챰코리아, 질레트코리아, P&G(일본)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했다. 지난 4월 밀레코리아에 합류했다. 고 대표는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청소기에 집중했던 밀레 제품군을 주방 쿠킹 제품으로 다변화해 매출을 두 배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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