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더스케미칼, 독일-일본 장악한 세계시장 도전

입력 2016-09-28 15:34   수정 2016-09-28 15:43

제92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올해 매출액 553억원…수출 비중은 50% 넘어



컵라면을 먹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용기를 감싸고 있는 얇은 포장 비닐을 찢어야 한다. 용기에 꼭 맞게 밀착돼 있어서 그냥 잡아 뜯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용기 밑면에 들어간 부분을 누르면 쉽게 찢긴다. 라면 브랜드는 달라도 겉 비닐포장지는 한 회사 제품이다. 위더스케미칼은 비닐포장과 음료수병 라벨에 쓰이는 '수축필름' 전문 생산업체다. 국내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1위 세계시장 도전장

신영수 위더스케미칼 대표는 27년간 수축필름 업계에서 일해왔다. PVC 수축필름 전문업체인 삼성화성공업에서 과장으로 퇴직한 뒤 1990년 라벨 인쇄업체인 경원화성을 세웠다. 10년 뒤 삼성화성공업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재정이 어려워지자 회사를 인수해 지금의 위더스케미칼을 세웠다.

인수 직후 140억원 수준이었던 회사 매출은 올해 553억원(예상치)으로 4배가량 커졌다. 주력제품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음료수병 라벨용 비닐(PVC), 묶음포장비닐(PP), 컵라면 외포장비닐(POF)이다. 신 대표는 국내 매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세계시장 진출에 눈을 돌렸다. 그동안 전세계 PVC 수축필름 시장은 일본과 독일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초기에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경험도 품질도 모두 세계 시장 기준에 못미쳤다. 라벨 비닐의 두께가 균일하지 않다는 불만부터 비닐의 열수축 온도가 규격과 다르다는 지적까지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위더스케미칼은 전문 연구 인력을 두면서 품질 개선에 주력했다. 점차 동남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했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우유업체 '샴록'과 '사푸토' 등의 우유용기에 쓰이는 라벨 비닐 납품에도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유업체인 '알마리'에 라벨 비닐을 공급하기 위해 신 대표는 비닐제품을 싸들고 수 차례 비행기에 올랐다. 현재는 중동과 중남미를 포함해 전세계 30개국 이상에 PVC 수축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점유율 20% 목표

신 대표는 현재 6% 수준까지 끌어올린 세계 시장점유율을 3년 안에 2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4분의 1 전략'은 위더스케미칼이 글로벌 선두업체로 자리잡기 위해 짠 계획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4분의 1씩 나눠서 국내와 해외에 판매하는 일종의 지역별 판매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국내 생산설비를 증설해 수축필름 연 생산량을 현재 1만t에서 3배까지 늘리고, 이후 해외 거점 지역과 현지 생산공장도 갖출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화학필름 사업으로 사업다각화 전략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2011년에는 화학필름 전문업체인 TCC를 세웠다. 기존 수축필름 사업 외에 필름의 하드코팅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였다. 광학용 필름과 산업용 전문제품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고려하고 있다.

신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업체와 같이 견줄 수 있는 수준의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화학 필름을 만드는 전문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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