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못해 하는 기부채납 옛말…도서관·어린이집 '맞춤형 건설'

입력 2016-09-28 19:07  

부동산 프리즘


[ 김하나 기자 ]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 내 기부채납(공공기여) 시설이 다양해지고 있다. 종전엔 도로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엔 도서관, 어린이집 등 지역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 기부채납 방식으로 들어서고 있다. 주택업계에선 “기부채납도 아파트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부채납이란 땅 용도의 변경, 용적률 상향, 도시계획시설 해제 등으로 혜택을 보는 사업 주체가 단지 내 부동산 일부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개발에 따른 추가 이익 일부를 공공을 위해 사용하는 제도다. 아파트 개발 때의 기부채납은 재개발 등 정비사업 구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전엔 관리가 쉽고 지역 전체에 필요한 도로 등이 주로 기부채납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도서관이나 국공립 어린이집 등 기부채납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건설이 다음달 용산구 효창 5구역에서 선보이는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에는 단지 남측과 북측에 기부채납 공원이 각각 조성된다. 보다 많은 입주민들이 쾌적한 녹지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내달 신길뉴맙?14구역에서 분양하는 ‘신길뉴타운 아이파크’에도 단지 동측으로 기부채납 공원이 들어선다.

대림산업이 지난 6월 동작구 상도1구역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 단지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세우기로 했다. 커뮤니티 시설 안에 들어서는 이 어린이집은 법정면적의 두 배가 넘는 717㎡에 달한다. 동작구에 기부채납해 공립어린이집으로 운영된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4월 서대문구 홍제2구역에 분양한 ‘홍제원 아이파크’에도 4층 규모의 구립 홍제어린이집을 조성해 거주민들에게 50%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8년 만에 사업을 재개하는 용산구 한강로3가 국제빌딩 일대 ‘용산4구역’에는 기부채납으로 5층 규모의 공공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 공공시설엔 용산 일대에 부족한 아동·청소년 예술교육센터 등 문화·복지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강북구 수유동의 삼흥연립 재건축 구역은 도서관을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신길뉴타운 7구역 ‘래미안 에스티움’은 기부채납 부지에 중학교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처럼 기부채납 시설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서울시가 지난해 ‘기부채납 공공시설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면서부터다. 종전엔 기부채납 부동산을 시 특정 부서와 자치구가 개별적으로 관리했으나 새 시스템이 도입된 뒤 시 전담 부서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공공시설 수요조사 등을 통해 기부채납 시설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부채납은 입주민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해 지역 가치를 높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에서 체窩岵?관리에 나선 만큼 파급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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