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필, 계룡대 공연
경기병서곡·동심초 등 들려줘
장병들 "힐링되고 큰 힘 얻어"
김기웅 사장, 출신부대 찾아
"남자의 인생 지배할 3년
인생 방향 잘 잡아가라" 덕담
[ 이우상 기자 ] “그동안 많은 연주를 해왔지만 육·해·공 3군 모두를 위해 무대에 오른 건 처음입니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사진)은 지난 6월25일 호국음악회를 마치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1977년 지휘자로 데뷔해 40년 가까이 지휘봉을 잡아온 그에게도 이날 공연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호국음악회는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육·해·공 3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렸다. 금 감독은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강한 군, 멋진 군, 최고 군-대한민국 국군을 응원합니다!’를 주제로 힘차고 경쾌한 클래식 선율을 선사했다. 객석을 가득 채운 700여명의 장병과 군인 가족은 공연 내내 뜨거운 환호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국군 장병이 주인공이 된 공연
국군 장병이 주인공인 공연인 만큼 이날 프로그램은 장병들을 위한 곡으로 짜여졌다. 경쾌하고 빠른 선율로 귀에 익숙한 ‘경기병 서곡’으로 시작해, 에드워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결혼식에서 신랑 입장곡으로는 물론 영화 ‘킹스맨’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인용되며 유명세를 탄 곡이어서 장병들의 분위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고향에 두고 온 애인을 떠올리게 하는 낭만적인 노래도 편성했다. 테너 이재욱은 자코모 푸치니의 명곡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렀다.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 중 일부는 구절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소프라노 강혜정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빠르고 감각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줄리엣의 왈츠’를 불렀다.
대미는 작곡가 이성환이 편곡한 ‘얼의 무궁’이 장식했다. ‘동심초’ ‘그리운 금강산’ ‘아리랑’ ‘코리아 환타지’ 등 네 개 가곡을 편곡한 작품이다.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한, 희망까지 모두 담긴 연주에 일부 관객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코리아 환타지’가 흘러나올 땐 모든 관객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행사를 주관한 정경두 공군 참모총장과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 정호섭 해군 참모총장 등 3군 수뇌부는 이날 장병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3군 총장과 박창명 병무청장은 공연 내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장 총장은 프란츠 폰 주페의 ‘경기병 서곡’이 연주되자 손으로 리듬을 맞추기도 했다.
장병들도 감동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김재겸 공군본부 하사는 “공연을 통해 큰 힘을 얻었다”며 “이 기운으로 대한민국 수호라는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군 군악대 송현호 병장은 “기대했던 만큼 재미있는 공연이었다”며 “힘든 군 생활에 ‘힐링’이 됐다”고 했다.
◆1사1병영 캠페인은 계속된다
이날 공연은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경필이 사회 공헌 차원에서 마련한 첫 콘서트였다. 김기웅 한경 사장은 “한경은 우리 군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언론사로서 2012년 1월부터 국방부와 함께 ‘1사1병영’ 캠페인 등을 해왔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장병들이 기운을 내고 나라 사랑의 마음을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업에만 군부대 지원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본사도 앞장서서 군에 대한 지원과 격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21일 출신 부대인 경북 영천시 육군 제2탄약창을 방문하기도 했다. 출신 부대를 찾은 김 사장은 축구공 농구공 도서 등 위문품을 전달하고 350여명의 장병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그는 “3년(현재 21개월)의 군 생활은 허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남자의 인생을 지배하는 소중한 시기”라며 “좋은 친구도 만들고 인생의 방향을 잡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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