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너드 이사의 후원 놓고
공화 "정치 중립 훼손" 공세
[ 워싱턴=박수진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Fed의 대선캠프 유착설로 의회에서 난타당했다.
옐런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공화당 소속 스콧 가렛 의원에게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의 관계 등에 대해 집중 추궁받았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초기 재무부에서 국제업무담당 차관을 지내다 2014년 6월 Fed로 자리를 옮겼다. 클린턴 집권 시 재무장관 기용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가렛 의원은 “브레이너드 이사가 클린턴 캠프에 개인 후원 한도인 2700달러를 기부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Fed 이사가 대선캠프에 후원한 것이 Fed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옐런 의장은 “기부 자체가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렛 의원은 이어 “브레이너드 이사가 클린턴 캠프와 접촉하고 있고, 클린턴 집권 시 재무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여러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알아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옐런 의장은 “(접촉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가렛 의원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대선캠프와 그런 접촉을 하는 것으로 의혹받는 사람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게 이해상충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브레이너드 이사에게 정책결정 과정에서 빠져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느냐”고 집요하게 추궁했다. 옐런 의장은 선뜻 답변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자문역들과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얼버무렸다.
가렛 의원은 “Fed가 현 정부와 있어서는 안 될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좋든 싫든 대중 사이에서는 Fed의 독립성이 신화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도 1차 TV토론회에서 “Fed는 오바마 대통령을 돕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해 ‘더럽고 거대한’ 거품을 만들었다”며 “옐런은 힐러리보다 더 정치적인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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