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검복지부' 된 '구르미' PD, '달의 연인'이 부러운 이유

입력 2016-10-05 10:31   수정 2016-10-05 12:43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연출한 김성윤 PD가 경쟁작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부럽다고 말했다.

김 PD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청률에서 '달의 연인'을 두 배 이상 크게 앞서고 있음에도 연출자로서는 여유로운 제작공정이 아쉽다고 밝혔다. '달의 연인'이 사전제작으로 방영되고 있는 데 반해 '구르미 그린 달빛'은 '생방송' 체제로 접어들어기 때문이다.

김 PD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 특유의 색감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낸 것에 대해 "계절적으로 잘 맞았다"면서도 초반의 여유는 일찌감치 소진됐고, '생방송' 체제로 전환된 뒤에는 화면에 욕심을 내기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반 이후는 시간이 없어서 인공 조명이 많다"며 "자연적인 노을은 성곽에서 이영-홍라온-김병연이 도성을 굽어보는 장면까지"라고 말했다.

때문인지 김 PD는 "나는 '달의 연인'이 부러웠다. 사계절을 다 담아냈다. 화면이 정말 예쁘다"고 말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박보검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도 풀었다. 그는 "박보검 때문게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

김 PD는 "처음부터 이영 역할은 박보검으로 정해져 있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박보검이 해야 투자도, 편성도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의 최택이 왕세자로 변신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기우였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연긴 변신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응답하라 1988'로 촉발된 '박보검 신드롬'을 완성시켰다.

김 PD는 박보검이 드라마의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할 만큼 매력을 발산한다는 이야기에 동의했다. 그는 "당연히 대만족"이라며 "박보검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장르가 박보검'이라고 하지 않나. 말이 필요 없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김 PD에 따르면 박보검이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박보검이도 처음에는 좀 헤맸다. 캐릭터 톤을 어찌 잡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초반에는 천호진(김헌 역) 앞에서 기가 죽어서 제대로 못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그러나 어느 순간 감을 잡더라. 촬영 시작 두 달 정도 지난 시점이었던 것 같다"며 "그 다음부터는 완벽하게 이영이 됐다"고 전했다.

김 PD는 감 잡은 박보검의 연기를 보니 연출자로서 욕심이 생겼다. 그는 "박보검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해석한 걸 보니 앞서 찍은 게 아쉬워지더라. 그래서 1~2회 분량을 뒤늦게 재촬영하기도 했다. 다행히 올림픽 등으로 시간을 벌어서 다시 찍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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