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5일 부산에서 3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다쳤다.
시내 곳곳에서 침수와 함께 강풍에 따른 붕괴사고 등 피해가 잇따랐다.
119 상황실에 접수된 피해 신고가 무려 2973건에 달했다. 260건은 소방관이 긴급 출동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2분께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서 타워 크레인이 넘어져 근처 컨테이너를 덮쳤다.
이 사고로 폭풍우를 피해 컨테이너 안에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 오모 씨가 숨졌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52분께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한 주택 2층에서 박모 씨가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오전 10시43분께는 부산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허모 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새벽 태풍경보가 내려진 부산에는 순간최대풍속 20m/s가 넘는 강풍이 불고, 해안가에서는 파도가 8∼9m 정도로 높게 일었다.
강풍으로 인한 붕괴, 침수,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 34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 모 병원 근처 9층짜리 철제 주차타워가 오른쪽으로 넘어지면서 길 건너 상가와 주택 2채 옥상을 덮쳤다.
또 전봇대를 부러뜨려 변압기 3대를 부쉈고, 집 안에 있던 12살짜리 아이가 팔에 상처를 입어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주차 타워 안에 있던 승용차 4대와 근처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3대 등 차량 7대가 파손됐다.
부산 영도구 태종대 자갈마당은 쑥대밭이 됐다. 포장마차 30여 개가 이번 강풍으로 흔적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도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도로를 덮치는 바람에 물바다가 됐다.
이 때문에 보도블록이 상당 부분 파손됐고, 일부 건물의 지하 주차장으로 바닷물이 들이치는 바람에 상당수 승용차가 피해를 봤다.
또 난간과 관광객을 위해 설치한 망원경, 방파제에서 20m가량 떨어진 아파트 앞 조형물 일부가 부서졌다.
5일 오전 6시 24분께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주택에 있는 높이 70㎝, 길이 2m짜리 돌담이 강풍에 무너졌다.
한국전력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10시 50분 기준으로 부산 지역 1만8246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겨 복구작업을 벌였다.
부산 김해공항에도 비행기도 줄줄히 결항됐다. 이날 오전에만 36편 결항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제주항공 소속 항공기 13대는 김포와 인천 공항으로 피항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각 항공사는 전날인 4일 태풍에 대비해 강풍에 항공기가 뒤집히지 않도록 연료를 가득 채우고 항공기 결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부산항은 지난 4일 오후 7시부터 일시 폐쇄하고 모든 선박을 경남 진해, 고현항 등 안전한 곳으로 피항하도록 했다.
그러나 5일 오전 9시께 부산 영도구 청학동 청학부두에 피항한 바지선 6∼7척의 고정장치가 풀리는 바람에 표류했다.
신고를 받고 해경이 출동했지만, 파도가 워낙 높게 일고 있어 애를 먹었다.
도로 통제도 잇달았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5시 48분께부터 침수된 하상도로인 부산 동래구 온천동 세병교와 연안교 하부도로 차량통행을 금지했다.
또 침수가 예상된 부산 사상구 삼락체육공원 인근 도로에서도 차량운행이 금지됐다.
부산 광안대교와 남항대교는 5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운행이 통제됐다.
부산항대교에서도 강풍의 영향으로 일부 화물차 차량운행만 통제해 오다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일부 구간에서 전 차종 차량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을숙도대교에는 오전 9시부터 컨테이너 트레일러 차량의 운행을 제한했다.
부산지역 유치원과 초등·중학교는 모두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고등학교도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했다.
개막을 하루 앞둔 부산국제영화제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비프빌리지가 이날 태풍으로 크게 파손되면서 복구하는 데 최소 3∼4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무 벽체나 가림막이 부서지거나 탈락해 날려 갔고, 백사장의 모래가 내부에 밀려들었다.
비프빌리지에는 핸드프린팅 행사를 비롯해 감독과의 대화, 주요 배우 인터뷰와 야외무대 인사 등이 계획돼 있어 영화제에서는 꼭 필요한 시설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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