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 제한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국제 유가는 연중 최고치로 올라섰다.
푸틴 대통령은 1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23차 세계에너지총회(WBC) 연설에서 “러시아는 생산을 제한하는 공동 조치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생산량을 제한하자는 OPEC 제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1월 OPEC 회의에서 이 제안이 구체적 합의로 실현되길 기대한다”며 “다른 석유 수출국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생산량 동결이나 감산이 에너지 부문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시장의 균형 조정을 촉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비(非)OPEC 산유국 가운데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OPEC 회원국을 포함한 원유 생산량도 세계 3위다.
푸틴이 원유 감산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영국 런던 ICE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배럴당 53.10달러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물도 배럴당 51.09달러로 올라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말 알제리 회담에서 하루 원유 생산량을 기존 3320만배럴에서 3250만~3300만배럴 수준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회원국들은 산유량 감산을 연구할 위원회를 발족해 회원국별 감산 목표치를 정한 뒤 11월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정례회의 때 이를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OPEC 회원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해 합의를 이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의를 도출해 유가가 오르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미국산 셰일오일 생산량이 다시 늘어나게 되는 만큼 국제 유가 인상폭이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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