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예진 기자 ] "어른이 되면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건 아닐까…"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선에 섰다. 순수로 무장한 '가려진 시간'이 올가을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소녀 '수린'(신은수)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렸다. 소녀의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의 기반이 되는 조건 없는 첫사랑의 순수함을 담았다.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가려진 시간' 제작보고회에는 엄태화 감독과 배우 강동원, 신은수가 참석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밝힌 엄태화 감독의 시나리오 구상 시작점은 조금 독특했다. 지금까지 그는 어떤 한 이미지를 보고 무한한 생각, 상상력을 통해 한 편의 영화로 탄생시켜왔다. '가려진 시간' 역시 그렇게 시작된 것. "'큰 파도 앞에 성인 남성과 소녀가 서 있는 그림을 보고 두 사람이 무슨 관계일까 생각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 속에서 '진정한 믿음은 무엇인가', '그게 순수한 사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가 완성된 뒤 감독은 가장 먼저 강동원을 찾아갔다. 그는 주인공 '성민' 역에 가장 적합한 배우였기 때문. '성민'은 몸은 어른이지만 아이 같은 소년의 모습까지 담겨 있어야 했다. 엄태화 감독은 "강동원의 전작들을 보면 서늘한 느낌도 있고 서글퍼 보이기도 하고 풋풋한 모습도 있다. 그런 모습이 '성민'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강동원이라면 함께 잘 만들어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수린' 역을 맡은 신은수는 3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낙점됐다. 강동원의 역대 최연소 파트너로 화제를 모으기도. 그런 신은수를 보고 엄태화 감독은 "하늘이 내려준 배우"라고 평했다.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얼굴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제일 좋았던 건 오디션장이라고 해서 본인을 꾸미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모습이 솔직하고 대범해 보였다. 100여 명의 스태프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잘 해내더라"며 300명의 소녀 중 그를 택한 이유를 전했다.
강동원은 이번 캐릭터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감정선'을 꼽았다. 그는 "적정선을 찾아가는 것이 어려워서 초반엔 대사톤을 3가지나 준비해 갔다. 그중 제일 타당한 것으로 골라 그 톤으로 연기했다. '성민'이 의심도 주고 믿음도 줘야 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가려진 시간'은 강동원, 신은수가 풍부한 감성 연기로 주축을 이루며, 김희원, 권해효, 엄태구 등이 조연으로 어우러져 극에 힘을 더한다. 특히 최근 '밀정'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인 엄태구는 엄태화 감독의 친동생으로, '잉투기'에 이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이 '제2의 류승완-류승범'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엄태화 감독은 "그분들은 정말 대단하시다. 이미 많은 걸 이루신 분들이기 때문에 비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아무래도 가족이다 보니 현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눌 필요가 없다. 현장에 가까운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의지가 많이 됐다"고 함께 작업할 때의 장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동원은 "또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영화가 완성된 감회를 밝히며, "이런 영화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최선을 다 했으니 너그럽고 재미있게 봐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설정과 소재, 새로운 장르적 시도와 섬세한 감성으로 기대를 모은 '가려진 시간'은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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