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수 기자 ] 국내 최대 발전사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사진)은 해외 에너지신산업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팔당·청평 등 수력발전소와 무주·산청 양수발전소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 파키스탄, 네팔, 페루 등 아시아·남미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해외 수력 사업 개발 분야에서도 국내 민간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양호한 성과를 내는 등 민·관 동반성장도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운용 경험 ‘호평’
한수원은 파키스탄 정부가 발주한 아트무쾀 수력발전 사업을 지난 4일 치열한 경쟁 끝에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아트무쾀 수력사업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동쪽 210㎞ 지점에 있는 닐름강에 350㎿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수주액은 5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내 연간 수력발전량이 1800㎿ 수준임을 감안할 때 아트무쾀 수력발전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에너지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발주처는 파키스탄 민자발전사업 전담 정부기관인 ‘민자발전·인프라 위원회(PPIB)’. PPIB가 지난 1월 세계 수력발전 업체들을 대상으로 아트무쾀 수력발전 사업 공고를 내자 한수원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림산업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3월21일 참여의향서(EOI)를 제출했다.
PPIB는 9월 참여의향을 밝힌 중국 업체 CGGC, 파워차이나 등 6개 회사를 면밀히 심사한 뒤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한수원 컨소시엄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아트무쾀 사업은 한수원 컨소시엄이 30년간 발전소 운영 후 파키스탄 정부로 이관하는 BOT 방식(선투자 후 운용을 통해 이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파키스탄 수력사업 추가 수주 기대
한수원은 오래전부터 파키스탄 시장을 집중 분석하고 있었다. 수자원이 풍부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파키스탄 정부는 사업 및 전력판매를 보증하고 투자 수익률을 보장해준다.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같은 다자개발은행들이 투자를 선호하는 국가다.
한수원은 이번 아트무쾀 수주가 파키스탄 정부의 또 다른 민관협력 사업인 496㎿급 ‘로어스팟 수력 프로젝트’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가 한수원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의 높은 기술력과 운용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다.
조석 한수원 사장(사진)은 “앞으로도 원자력 및 수력분야 해외사업을 국내 민간 기업과 협력해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국내 발전산업의 수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한수원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페루에서도 수력사업 진행
한수원의 해외 수주 밑거름은 국내외에서 축적된 발전사업 경험이다. 한수원은 2009년 국내 중소기업인 화천플랜트, 세안이엔씨와 공동으로 네팔 ‘차멜리야 수력사업’을 수주했다. 지금까지도 공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성과도 양호하다.
화천플랜트와 세안이엔씨는 차멜리야 수력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모잠비크 등의 플랜트 건설공사를 추가 수주했다. 다른 아시아·남미 국가의 수력발전 사업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한수원은 베트남의 후아나 수력발전소 인수를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페루에서는 2019년 착공을 목표로 세로캄파나 수력사업을 BOO사업(준공 후 발전소를 소유·운영) 형태로 추진 중이다.
조 사장은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성과를 확대해 ‘대한민국 에너지 신산업 육성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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