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C는 전 세계를 돌며 치르는 모터스포츠다. 포뮬러1(F1)과 함께 대표적인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힌다. 비양산차로 경쟁하는 F1 대회와 달리 WRC는 양산차를 경주용 차로 개조해 참가하는 만큼 완성차 업체 간 자존심을 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2014년 첫 출전해 종합 순위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3위에 올랐으며, 지난 3년여 동안 통산 개인 부문 1위 세 차례, 제조사 부문 1위 세 차례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WRC 대회에 참가하는 랠리카는 포장도로는 물론 자갈밭, 물웅덩이, 빙판길 등 악조건을 갖춘 비포장 도로를 달린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대회는 연간 14개. 대회마다 3박4일 동안 300~400㎞를 달리는 자동차계의 ‘철인 경기’다. 현대자동차는 2003년 이 대회에서 철수한 뒤 11년 만인 2014년 복귀했다.
현대차는 올 시즌 지난 4월 아르헨티나 랠리와 6월 이탈리아 랠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8월 열린 독일 랠리에서는 2위와 3위를 휩쓸었다.
WRC 경주의 데이터는 고스란히 신차 개발에 활용된다. F1이 고속주행의 안전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모터스포츠라면, WRC는 양산차가 겪을 수 있는 대부 隙?환경을 시험할 수 있어 완성차 업체로선 매력적인 시험장이다.
주행 과정에서 생기는 사고나 고장도 더 좋은 자동차를 개발하는 밑거름이 된다. 엔진 등 구동계 작동과 변속 과정 등 각종 주행성능 데이터는 자동차 제어용 컴퓨터인 ECU와 데이터 로거(자동차 동작의 양적·시간적 변화를 기억하는 장치)를 통해 축적된다. 매 경기 수집된 데이터는 한국의 남양연구소로 전달돼 고성능 차량의 선행기술 개발을 위한 자료로 재활용된다.
2년여의 WRC 참가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데이터가 경주용 자동차에 적용된 것이 올해 선보인 신형 i20 WRC 랠리카다. 그리고 이를 양산형 자동차에 적용하는 첫 사례는 내년 선보이는 i30 N이다. ‘N’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다. 현대차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가 있는 남양과 극한의 레이싱 코스이자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주행성능 테스트가 이뤄지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영문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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