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고정관념 깬 프리미엄 가전 '질주'…IoT 접목한 '스마트홈' 시장도 주목

입력 2016-10-11 20:55  

[ 김현석 기자 ] “가전 시장이 포화됐고 성장할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상황에 고착된 거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혁신 제품을 내놓고 새로운 시장에 집중하면 성장할 수 있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 2016’에서 한 말이다. 가전사업은 전통적 사업이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런 성장을 새로운 혁신 제품과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운 국내 업계가 이끌고 있다.

◆프리미엄으로 격차 벌린다

지난달 초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6’은 세계 가전사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중앙에 ‘발상의 전환’ 구역을 마련해 업계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혁신 제품을 소개했다. 애드워시 세탁기, 셰프컬렉션 냉장고, 무풍에어컨 Q9500, 퀀텀닷 SUHD TV, 갤럭시노트7 등을 전시했다. 삼성은 최근 미국의 럭셔리 빌트인 브랜드인 데이코(Dacor)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은 이 브랜드를 슈퍼 프리미엄 브랜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전시장에 ‘LG 시그니처 갤러리’를 조성해 초프리미엄 가煥洹5?‘LG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빌트인 분야의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도 내놓았다. LG시그니처 브랜드는 올레드 TV와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으로 구성됐다. 주요 제품의 핵심 기술과 본질을 재해석한 작품을 통해 성능과 디자인의 우수성을 극대화했다.

독일 가전업체 밀레도 세 시간 만에 세탁에서 건조까지 완벽한 세탁기술을 보여주는 WT1 허니컴 드럼세탁의류건조기와 먼지봉투를 과감히 없애고 고어텍스로 만든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해 헤파필터 교체 없이 사용이 가능한 진공청소기 블리자드 CX1 등 신개념 생활가전을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이 무섭게 쫓아오는 것도 동인이다.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을 피하고 브랜드와 품질로 고급 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다. 제품 가격을 저가로 만들어 대량으로 판매해 이익을 얻는 박리다매 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실정이다.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중국 가전업체들은 이제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격하고 있다. 중국 하이얼은 올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을 56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이얼은 GE 브랜드를 내세워 미국의 거대 시장 등에서 가전제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메이디는 지난 3월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 자회사 라이프스타일의 지분 80%를 사들이면서 세계 가전업계 선두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하이센스는 지난해 일본 샤프의 TV 브랜드를 사들였고, 중국 TCL은 일본 산요의 멕시코 TV 공장을 인수했다.

◆스마트홈이 가전 미래 성장동력으로

가전업계는 향후 생활가전사업의 성장동력으로 사물인터넷(IoT)을 꼽고 있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각 가전제품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안겨줄 ‘스마트홈’ 기술이 새 가전 수요를 만들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는 IFA에서 스마트홈의 중심이 되는 가전으로 냉장고를 점찍고 ‘패밀리 허브’를 선보였다. ‘패밀리허브’는 내부 카메라를 통해 보관된 식재료를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고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한 식재료 주문, 키친 엔터테인먼트 등을 지원한다. TV도 볼 수 있으며 다른 가전과 연계해 조종할 수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는 IoT와 관련해 “지금 나와 있는 제품들은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모니터링, 디바이스를 컨트롤하는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는 아주 초기 단계”라며 “결국 이런 연결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하는 것이 IoT의 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일반 가전에 스마트 기능을 부여하는 ‘스마트씽큐’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가전제품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는 스마트씽큐를 통해 제품동작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알림을 받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스마트씽큐 허브’는 각각의 센서들과 연동, 정보를 종합해 확인·제어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특히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그 기능을 더 진화시켰다. 아마존의 음성 인식 서비스인 ‘알렉사’를 통해 음성으로 다양한 가전을 제어할 수 있고 쇼핑 시스템인 ‘대시(Dash)’ 기능을 더해 간편하게 쇼핑도 가능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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