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900, 올 국내 대형세단 75% 점유
2020년까지 라인업 6종으로 확대
[ 강현우 기자 ]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고급차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반 브랜드 대비 상대적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판매 증가율 10.5%를 기록하며 대중차 시장 증가율(평균 6.0%)을 크게 웃돌았다.
럭셔리 브랜드 일제히 최다 판매
지난해에도 럭셔리 브랜드들은 대부분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BMW 191만대, 메르세데스벤츠 187만대, 아우디 180만대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를 필두로 렉서스(65만대), 볼보(50만대), 재규어랜드로버(48만대) 등도 일제히 역대 최고 판매를 달성했다.
자동차 기업들은 신흥 시장에서 중소형차 위주로 판매량을 늘려 가는 한편 미국, 유럽, 중국 등 거대 시장에선 고급차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11월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최근 氷봉洋構?있는 고급차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추가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명차 브랜드를 육성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다. 제네시스와 기존 현대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1년 가까이 지난 현재 제네시스는 고급차 브랜드로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Q900(해외명 G90)과 G80 두 차종 모두 판매량이 기대 이상이라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등을 겨냥한 초대형 세단 EQ900은 올 9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2만400대 판매됐다. 수입차를 포함해 국내 초대형 세단 시장의 75.7%를 차지했다. 이전 모델인 현대차 에쿠스 점유율이 2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로 늘어났다. 2002년 에쿠스가 세웠던 국내 초대형 세단의 연간 판매기록(1만6927대)을 경신했다. 대형 세단 G80도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G80은 7월 출시 이후 9월까지 3개월간 1만148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미국 럭셔리 시장 공략 시작
제네시스는 럭셔리 브랜드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지난 8월 G80을 시작으로 9월에는 G90 판매에 들어갔다. G80은 8월 1497대가 팔렸고 9월에는 1201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마케팅 콘셉트로 잡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내년부터 로스앤젤레스(LA)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매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의 燭恝?타이틀 스폰서로 나선다.
또 지난 8월15일부터 21일까지 럭셔리 자동차 이벤트인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 참가해 G90 시승과 콘셉트카 ‘뉴욕 콘셉트’ 전시 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0년까지 6종 라인업 구축
제네시스는 2020년까지 6종의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중형 세단 G70에 이어 2020년까지 스포츠 쿠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형 SUV 등 4종을 추가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제네시스 최초의 디젤 모델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차종을 추가해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맞춰 갈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독자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갖추기 위해 현대차 내 별도의 연구조직을 갖추고 상품 개발 등 전담 기구를 구성했다. 생산을 전담하는 울산 5공장은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 등과 상시 협업 체계를 갖춰 생산과 품질 경쟁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 담당 전무는 “일관된 브랜드와 마케팅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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