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광 기자 ] 갑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재벌 2, 3세들의 일탈행동이다. 이들의 갑질은 영화 소재로 인용되기도 한다. SK그룹 2세인 최모씨의 이른바 ‘맷값 폭행’은 영화 베테랑에서 소재로 쓰였다. 최씨는 운수 노동자를 야구방망이로 ‘빠따’ 치고 2000만원을 건넸다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뒤 법정에 섰다.
재벌 2, 3세들의 일탈행동은 잊을 만하면 불거진다. 올 들어서는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진술이 잇따라 나왔다. 현대그룹 3세인 정모씨는 이로 인해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빨리 가라’고 지시하면 신호나 차선을 무시하고 달리고, ‘가자’란 문자를 보내면 번개같이 뛰어나가 출발 30분 전에 대기하는 등 운전기사 행동 요령을 담은 140장 분량의 ‘갑질 매뉴얼’도 공개됐다.
비슷한 이유로 최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대림그룹 3세 이모씨는 운전기사가 자신과 눈을 마주치는 게 싫다며 룸미러를 돌리고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 운전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범LG가 3세인 구모씨는 본인 소유의 빌딩 세입자를 상대로 협박과 폭언을 한 게 폐쇄회로TV(CCTV)에 고스란히 찍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만 재벌 2, 3세의 갑질이 있는 게 아니다. 올초 호주의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는 자신 소유의 카지노에 들어가려다 직원한테 저지를 당하자 이 직원의 몸을 밀치고 폭언을 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한 재벌 2세 여성이 돈다발로 점원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 퍼지기도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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