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번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은 ‘품질의 삼성’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1등 고지를 사수하려고 밤을 새우며 달려온 갤럭시 전사들에게 이번 사태는 더욱 피눈물나는 일이다. 이 모두가 삼성이 감당해야 할 시련이요 과제다. 열심히 한 것도 문제라거나 1등이 되고자 하는 역사적 욕구마저 매도당하는 작금의 비판조차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관료주의나 자만 ?깃들었다고 해도 감수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1등이기에 감내해야 할 책무다.
그 어떤 외부인도 삼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술도 경영도 그렇다. 더구나 기술의 총화인 첨단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문제다. 훈수는 가볍기에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책임은 무겁고 오로지 삼성 스스로가 져야 한다. 기술적 결함도, 공정과 설계의 결함도 스스로 발견해 해결해야 한다. 그러고서야 진정한 1등이 되는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은 바로 그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신문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지혜가 오히려 (삼성에)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업계 전체의 안전 대책을 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전지를 개발하는 것도, 과부하를 없애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도 삼성의 몫이다. 물론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관료주의 등 허다한 내부 문제를 쌓아왔을 것이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냉철하게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1980년대 초의 사례다. GE의 전자레인지 입찰에서 삼성 직원들은 미국 기업이 4~6주 걸려 작성하는 제안서를 단 하룻밤 새에 만들어 왔다. 당시 GE 책임자는 “삼성맨들의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눈은 충혈돼 있었다”고 회고했다. 지금 그 정신이 문제라고? 아니다. 반도체를 개발할 때도,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때도 삼성은 이 핏기 서린 눈으로 1등 고지를 차지했다. 이건희 회장이 품질불량을 이유로 휴대폰 애니콜 15만대를 불태운 것 역시 1등에 대한 집념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 세계는 모두 삼성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아니 한국과 한국인의 위기극복 능력을 보고 있다. 삼성은 이 길을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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