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이용자 절반은 신용등급 떨어졌다

입력 2016-10-13 18:40  

금감원 국정감사 자료

작년 이용자 636만명 중 296만명이 등급 하락
리볼빙 서비스 받거나 수도·통신요금 연체는 신용평가에 반영 안돼
'깜깜이' 기준 개선 필요



[ 김일규 기자 ]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자 두 명 중 한 명은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도 대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금융감독원은 설명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636만명 중 296만명(나이스신용평가 기준)은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으로도 지난해 현금서비스 이용자 629만명 가운데 208만명의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현금서비스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박 의원의 분석이다.

신용평가회사는 금융소비자가 대출을 받는 경우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게 될 리스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통상 신용등급을 떨어뜨린다. 현금서비스도 대출이어서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박 의원은 “현금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하락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락한 인원은 총 535만명(나이스신용평가)으로 조사됐다. 현금서비스 이용자 중 296만명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현금서비스가 신용등급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외 여러 다른 신용정보가 등급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10만원 이상, 5영업일 이상의 신용카드 대금 연체도 신용등급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지난해 카드 연체자 181만명 중 104만명의 등급이 떨어졌다. KCB는 카드 연체자 168만명 중 80만명의 등급을 하향시켰다. 대부업체 이용자 가운데서도 2~3명 중 한 명 정도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용카드 리볼빙서비스 이용 여부는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서비스는 신용카드 대금을 나눠 갚는 것으로, 결제 방법의 일종이기 때문에 등급 산정 때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국세, 지방세 등 세금체납 정보는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수도·가스요금 등 공과금 연체는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의 경우 단말기 할부대금 연체는 신용평가에 반영되지만 통신요금은 반영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신용등급 평가에 대한 정보를 상당수 금융소비자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금감원이 실질적인 신용등급 하락 요인을 매뉴얼로 작성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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