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태에도…우량 바이오 벤처에 돈 몰린다

입력 2016-10-14 17:58  

유전자 연구 툴젠 100억…에이비온도 60억원 유치

불리한 CB 아닌 보통주 발행



[ 조미현 기자 ] 한미약품 사태 여파로 제약·바이오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도 우량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옥석 가리기’에 나선 벤처캐피털 등이 기술력이 검증된 일부 기업에 쏠리면서 바이오 벤처기업이 투자 조건을 따져 가며 골라 받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유전자가위 전문기업 툴젠은 미래창조 LB선도기업 투자펀드, SEMA-인터베스트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 투자조합, KTBN 벤처투자조합 등에서 1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14일 밝혔다. 툴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전자가위 특허를 보유한 회사다. 유전자가위는 단백질이나 리보핵산(RNA) 등 생체 물질로 구성된 효소로 유전자 정보를 교정하는 기술로, 세계 바이오산업에서 각광받고 있다.


툴젠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39만1499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보통주 투자가 아니면 투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확보한 투자금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牡結?의약품 벤처기업인 에이비온은 지난 4일 보통주 발행을 통해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등에서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비온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위암 치료제 등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업계에서는 벤처캐피털이 보통주 배정방식의 투자에 나선 것은 검증된 바이오 벤처기업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초만 해도 바이오 벤처기업 대부분이 전환사채(CB)나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으로 투자를 받았다.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보유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지 않은 탓에 투자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거나 상장 등을 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을 되돌려주는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감수해야 했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벤처캐피털업계에서 바이오 투자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며 “잠재력이 큰 초기 바이오 벤처기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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