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승 가도를 달린 정보기술(IT) 부품·장비주가 암초를 만났다. 업종 대장주이자 주고객인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문제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했다. 갤럭시노트7용 부품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IT 관련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증권가는 예상치 못한 충격 속에서도 사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종목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당장 시선이 몰리는 쪽은 대체수요 기대가 커진 애플과 LG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IT 부품주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로 차기 스마트폰인 갤럭시S8(가칭)을 출시하는 내년 3월까지 신제품 없이 버텨야 한다. 경쟁사 입장에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김병전 파트너는 “LG이노텍을 비롯해 애플 아이폰7플러스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 회사는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 설비를 짓기 위해 경기 평택 공장에 15조원 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獰?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만큼 경쟁사보다 기술력에서 앞선 3D 낸드플래시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해 만회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설비 증설에 나선 디스플레이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에 한창이다. BOE,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도 OLED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증설 투자에 나선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3D 낸드플래시와 OLED 관련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인 이녹스, SK머티리얼즈, AP시스템, 원익IPS 등의 소재·장비주가 성장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들 업체는 시장을 선도하면서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마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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