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 회오리' 예고] 실적악화에 경영환경 불확실…4대그룹, 속전속결 인사로 정면돌파

입력 2016-10-17 17:29  

삼성, 이재용 부회장 전면에…쇄신 예고
현대차, 일부 부회장 교체설…승진폭 작을 듯
SK, 주력 계열사 경영진 물갈이 가능성
LG, 젊은 인재 발탁…세대교체 전망



[ 장창민/김현석/주용석 기자 ] 올해 말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그룹마다 리콜 등 품질 논란(삼성·현대차)과 실적 악화(삼성·현대차·LG) 등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이를 타개할 ‘조기 쇄신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오너의 경영 일선 전면 등장(삼성·SK)도 인사 폭을 키울 것이란 예상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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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삼성그룹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뒤 2년간 연말 사장단 인사 폭을 최소화했다. 사장단 50여명 중 인사 대상은 10명 이내였다.

올해는 중·대폭 인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이 오는 27?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재용 시대’에 맞춰 새 인물들이 서서히 등장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50여명에 이르는 사장단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는 만큼 올해와 내년에 걸쳐 이 부회장 의중에 맞는 새 사장단이 꾸려질 것이란 게 대체적 예상이다.

최근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문책성 인사 요인도 더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뿐 아니라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또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대부분 3년 임기를 채운 상황이어서 인사 수요가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 인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부회장단 변동 여부다. 현재 그룹 내 부회장은 김용환(그룹 기획조정) 윤여철(그룹 노무·국내생산) 양웅철(연구개발총괄) 권문식(연구개발본부장) 정의선(현대차 기획·영업) 이형근(기아차) 우유철(현대제철) 김해진(현대파워텍) 정태영(현대카드) 등 9명이다.

이 중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부회장이 꽤 있는 데다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일부 부회장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선 그룹 총괄부문에 있는 사장 한두 명이 새로 부회장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내 사장급 임원은 그룹 총괄부문과 계열사 대표 등을 합쳐 21명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사장급 이상은 수시 인사가 많아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올해 말 예정된 임원 인사(부사장급 이하)에선 승진자 수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주요 계??실적이 부진한 데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생산·판매 목표(813만대) 달성마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SK

SK그룹의 지난해 CEO 인사 폭은 크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 직후인 데다 주력 계열사 CEO가 대부분 임기 첫해를 맞아서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올해로 임기 2년째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임기 4년째다. 경영 성과에 따른 인사 요인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SK 주력 계열사 모두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도 변수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이 정체돼 있다. SK텔레콤은 성장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추진하던 신사업 진출도 좌절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작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런 이유로 계열사 전반에 걸친 대규모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LG

통상 11월 말이나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하는 LG그룹도 올해 상당폭의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구본무 회장은 최근 “임원의 정예화가 필요하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내부 감사에서 임원들의 업무 중복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LG 관계자는 “임원 인사에서 연공서열보다는 젊은 인재를 곳곳에 포진시켜 스피드와 효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력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야심작 G5를 내놨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경영진 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부회장급이 CEO를 맡고 있는 LG화학,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은 실적이 무난하고 구 회장이 강조한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해야 하는 처지여서 변동폭이 작을 것이란 게 내부 관측이다.

장창민/김현석/주용석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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