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타이푸광장 쇼핑몰 내년 상반기부터 운영
2019년까지 신규몰 3곳 추가
무리한 중국 투자로 '적자 늪'…리스크 최소화하며 우회 진출
롯데면세점 등과 시너지 기대
[ 강진규 기자 ]
롯데백화점이 중국 중신(中信)그룹과 손잡고 상하이지역 쇼핑몰 사업에 뛰어든다. 중신그룹이 소유한 네 개 쇼핑몰 운영을 롯데백화점이 대행하는 형태다. 해외에 직접 점포를 내는 기존 해외 진출 방식과 달리 대규모 투자 없이 안정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모델이다. 무리한 투자로 중국에서 대규모 적자 늪에 빠진 롯데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푸광장 쇼핑몰 내년부터 운영
롯데백화점은 지난 14일 상하이에서 중신그룹과 합작사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법인명은 중신타이푸낙천기업관리유한공사(가칭)다.
중신그룹은 중국 국가재정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에너지, 부동산개발 분야에서 연간 60조원의 매 袖?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업 경험이 적은 중신그룹이 한국 1위 기업이자 작년 한 해 중국에서 매출을 28% 늘린 롯데의 유통 노하우를 배우겠다며 지난 5월부터 합작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중신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상하이 타이푸광장 쇼핑몰을 내년 상반기부터 맡을 계획이다. 이 점포는 상하이 중심지인 난징시루에 있다. 영업면적은 1만9834㎡이며 작년에 1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타이푸광장 쇼핑몰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완공 예정인 신규 쇼핑몰 세 곳을 운영하기로 했다”며 “운영 성과를 토대로 협력 분야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수출 첨병 되겠다”
롯데백화점은 타이푸광장 쇼핑몰 등 네 개 점포를 한국 상품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사진)은 “37년간 한국 유통업계 1위를 지켜온 롯데의 노하우를 살려 중국에서 롯데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한국 우수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한국 식음료 브랜드 중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찾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에게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도 쇼핑몰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중국에서 116개 점포(슈퍼 포함)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와 유커들에게 인기가 높은 롯데면세점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리스크 최소화’에 방점
롯데백 ?÷?중신그룹과의 합작사 설립이 ‘부동산 개발 리스크와 인허가 부담이 없는 사업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 않아 즉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롯데백화점은 톈진(2개점), 선양, 웨이하이, 청두에서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지 마크로와 타임스 점포 70여곳을 인수해 점포 수 100개가 넘는 대형 유통채널이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직접 진출 전략은 과도한 초기 투자비용과 중국 특유의 인허가 지연, 한국식 유통매장에 대한 중국인의 거부감 등이 겹치면서 막대한 손실로 돌아왔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포함한 롯데쇼핑 실적은 지난해 중국사업 부진 여파로 2006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일부 매장을 프리미엄 마트로 재단장한 데 이어 백화점도 리스크 최소화와 수익 확보에 초점을 둔 전략을 펴고 있다”며 “롯데쇼핑의 적자폭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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