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태윤 기자 ] “로레알 글로벌 마케팅 공모전 ‘브랜드 스톰’ 덕분에 로레알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브랜드 스톰 우승팀 MARP의 정혜욱 씨(24·연세대 영어영문 졸업·사진 왼쪽)는 “로레알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는데 말한 대로 이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준우승팀 IYB의 김가진 씨(25·한양대 경영 졸업·사진 오른쪽)는 “브랜드 스톰은 실무자, 인사담당자와 계속해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며 “뷰티 마케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준히 밝힌 것이 입사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로레알의 브랜드 스톰은 매년 전 세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 참여하는 글로벌 마케팅 공모전이다. 올해로 24회를 맞는다. 지난해에는 44개국, 360여개 대학 학생 1만3000여명이 공모전에 참여해 마케팅 기량을 겨뤘다. 1월 국내 예선(Campus Final)과 3월 국내 결선(National Final)을 거 ?최종 1개팀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우승팀은 6월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대회(International Final)에 참가하게 된다. 2006년엔 고려대 팀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했다. 참가 신청은 전공에 상관없이 대학 3, 4학년 3명이 팀을 구성해 11월 말까지 ‘로레알 브랜드 스톰’ 홈페이지(brandstorm.loreal.com)에서 등록하면 된다. 로레알 한국본사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31, 32층에 있다. 지난 13일은 로레알 ‘윤리의 날’로 프랑스에 있는 장폴 아공 회장과 세계 로레알 직원들이 실시간 채팅으로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오후 5시께가 돼서야 아공 회장과 막 채팅을 끝내고 나온 신입사원 두 명을 만날 수 있었다. 정씨는 “한국에서 시행 중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도 토론 주제로 나왔다”고 했다.
브랜드 스톰은 장기 레이스다. 1월부터 6월까지 이어지지만 팀별 준비 과정을 포함하면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팀원 간 호흡이 중요하다. 김씨는 “시장분석력, 프레젠테이션(PT) 스킬, 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뛰어나면 좋겠지만 오랜시간 함께해야 하는 만큼 책임감있는 친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하는 것도 브랜드 스톰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며 의견 충돌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2014년 10월 팀을 조직해 국제대회 참가까지 9개월간 함께하며 친자매보다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김씨 팀원도 한양대 경영전략사고학회 회원들이어서 서로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파리 국제대회는 매년 6월 이틀간 열린다. 첫째날은 세계 대표팀들이 예선전을 치르고 둘째날에는 최종 3개팀이 참가자들이 보는 앞에서 발표해 1, 2, 3등을 정한다. 국제대회의 기억을 정씨에게 물었다. “3등을 한 인도 팀의 발표는 마치 15분 동안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짜임새있는 알찬 구성, 영상이 삽입된 PT 등 발표 수준도 높았을 뿐 아니라 대화를 이끌어가는 모습도 수준급이었습니다.” 정씨는 “아시아 팀들은 내용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데 치중하는 반면 유럽 미국 팀은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발표하는 모습이 달랐다”며 “앞으로 한국 팀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로레알은 브랜드 스톰 입상자에게 인턴 평가를 통해 입사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결선에 오른 4개팀 12명 가운데 3명이 신입사원이 됐다. 정씨와 김씨는 지난해 브랜드 스톰 국제대회 후 2개월의 인턴, 다양한 부서 체험을 하는 신입교육, 최고경영자(CEO) 앞에서의 PT를 거친 뒤 입사했다. 정씨는 백화점사업부 랑콤에서, 김씨는 헤어사업부 로레알프로페셔널 파리에서 PM(프로덕트 매니저)으로 근무 중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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