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함 벗은 유지태, '스플릿'으로 흥행 내기…"천만 가자"

입력 2016-10-18 15:50   수정 2016-10-18 16:46



자로 잰 듯 반듯한 모습의 유지태가 반쯤 나사풀린 얼굴로 대중 앞에 섰다. 볼링을 소재로 한 새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을 통해서다. 이 영화에서 그는 한물 간 전직 볼링선수 '철종'역을 맡아 실 없고 까칠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스플릿'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 볼링 국가대표 철종(유지태)과 생계형 브로커 희진(이정현), 천재 볼러 영훈(이다윗), 비열한 승부사 두꺼비(정성화)가 도박 볼링판에서 만나 벌어지는 갈등과 대결을 그려낸다.

18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유지태는 "무엇보다 볼링이라는 소재에 끌렸다"며 "그동안 진지한 역할을 많이 했지만 재기 발랄한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볼링 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4개월간 하루 4-5시간씩 연습에 매진했다.

최국희 감독은 "철종 캐릭터는 일종의 '루저'(실패자)"라며 "곧고 바른 사람이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고 유지태를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유지태는 극 중 허름한 옷에 곱슬머리를 한 채로 전작에서 볼 수 없던 껄렁껄렁함과 까칠함을 보여준다.

연기 변신만큼이나 이번 영화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최근 유지태는 tvN 드라마 '굿와이프'로 주목받았지만 영화에서는 그다지 좋은 흥행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이 영화로) 천만 가자"라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또 "블라인드 시사회 때 관객 평점이 높았다"며 "흥행 면에서도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퍼펙트 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희진 역의 이정현은 도박판의 생계형 브로커로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돈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인간적인 모습부터 도박 볼링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센 척 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면을 보여준다.

두꺼비 역의 정성화는 악역으로, 주인공 철종과는 끈질긴 악연이다. 그는 "주인공과 반대쪽 인물이 아닐까 한다. 주변에 서글서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굉장히 미운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지점들을 '두꺼비'에 녹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훈 역을 맡은 이다윗은 이 영화의 '키 맨'이다. 짜장면 곱빼기에 밀키스 음료수 한 잔이면 행복해하는, 자폐증을 가진 순수 영혼이다. 남다른 투구 자세로 에버리지 250을 기록하는 천재성에 철종은 매료된다.

그는 이번 작품이 "일종의 도전이었다"며 "시나리오를 봐도 캐릭터를 명확히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다윗은 유지태, 정상훈이 함께 볼링을 연습할 때도 홀로 한강 잠수교를 찾았다. 대사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계속 걸어 募求?보니 어느 때는 청소부 아저씨가 '길 잃어버린 것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유지태는 "공을 많이 들였다. 정신과 상담까지 하고, 촬영할 때 눈을 안 마주치더라"라며 이영훈의 노력을 칭찬했다.



'스플릿'은 우리 생활 속 친숙한 볼링장을 주 무대로 새로운 액션과 예상치 못한 장면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바삐 움직이는 각종 장비와 기계들, 세차게 흩어지며 날아가는 볼링 핀, 통쾌한 소리로 핀을 통과하는 볼링 공은 특유의 비주얼과 소리로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예정이다. 영화는 오는 11월 16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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