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1만대 생산체제…일본 닛산 제치고 3위
딜러망 확대·친환경차 보급…점유율 10% 탈환
[ 창저우=김동윤 기자 ]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떠올랐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급증하는 중국 자동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의 허베이성 창저우 4공장을 18일 준공하면서 일본 닛산을 제치고 중국 현지 생산능력 3위로 올라섰다. 창저우공장 준공과 함께 중국 전략 차종 투입 확대,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 판매망 강화 등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시장점유율 10%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中 전략 차종 신형 베르나 생산
베이징에 1, 2, 3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의 중국 현지 생산능력은 연간 121만대로 GM(405만대), 폭스바겐(381만대), 닛산(133만대)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4위였다. 이번 창저우공장 가동에 따라 현대차의 연간 생산능력이 151만대로 늘어나 닛산을 넘어섰다. 내년 8월 준공 예정인 충칭 5공장(연간 30만대)까지 가세하면 현대차의 중국 현지 생산능력은 181만대로 올라선다. 기아차(89만대)와 합치면 현대차그룹의 중국 생산능력은 내년 270만대로 늘어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창저우공장 준공을 계기로 베이징현대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내 설비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것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1882만대였다. 2020년엔 2638만대로 5년간 4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려면 안정적인 생산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준공한 창저우 4공장은 1, 2, 3공장이 있는 베이징에서 200㎞ 떨어져 있어 4공장 부지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 같은 우려에도 현대차는 창저우공장의 잠재력을 높게 봤다. 창저우가 시진핑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수도권 광역개발 정책의 핵심 지역이라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창저우공장 건설로 수도권에서 신규 창출되는 자동차 수요를 선점할 수 있어서다.
현지 전략 차종인 위에나(신형 베르나) 등을 생산할 예정인 창저우공장은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반영해 배기가스, 배수에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차체 공장은 299대의 로봇을 투입해 용접 자동화율 100%를 달성했다. 스마트 공정을 적용한 덕분에 2018년 시간당 생산 대수는 66대로 현대차 완성차 공장 중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다. 9개의 부품 협력사 ?동반 진출해 6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전략 ‘블루 멜로디’ 발표
중국 자동차시장은 작년 초부터 시작된 토종 자동차 업체의 약진으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2011년 시장점유율이 1.7%에 불과했던 창안자동차는 올 들어(1~8월) 4.5%로 뛰었다. 같은 기간 창청자동차 점유율도 2.7%에서 4.0%로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현지 시장점유율은 2014년 10.4%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올 들어선 8.0%까지 떨어졌다. 중국 토종 업체들의 약진 탓이다. 중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친환경차 바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전략적 실책도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창저우공장 준공을 계기로 시장점유율 10%를 재탈환하기 위한 미래전략 ‘블루 멜로디’를 발표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서부와 소도시지역에서 딜러를 집중 확보해 1000여개인 딜러 숫자를 2020년까지 1400여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에 부응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창저우=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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