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대로"…새누리당 "합의 처리"
정 의장 "벼랑끝 대치 안돼"
[ 김채연 기자 ] 여야는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놓고도 대격돌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제출한 법인세 인상 법안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 과반의석을 가진 야당의 찬성으로 예산안과 함께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법인세법 개정안의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막겠다는 방침이어서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19일 국회예산정책처와 경제재정연구포럼이 공동 주최한 2017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예산부수법안은 법대로 하면 된다”며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여야가 세법 개정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법정 시한 내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세법 개정안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여야가 타협하고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예산부수법안은 정부가 낸 세법 개정안 중 국회예산정책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여야가 합의한 것을 지정하는 것”이라며 “과거에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법안을 지정한 사례가 있는지 알려주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예산부수법안 지정이 국회법상 국회의장 권한이기는 하지만 여야 합의 없이 지정하는 것은 관행에 비춰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세법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지 말고 여야가 밤을 새워서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합의해 처리해 보자”고 제안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사진)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세법 개정안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하는 것이 정상이고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합의 처리 원칙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여야가 벼랑끝 전술을 펼치다가 작년, 재작년처럼 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이후 갈등이 커져 동물국회로 전락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지난 17일 세법 개정안 토론회에선 “여야 합의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최악의 경우 법인세법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