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선임 않을 것" 통보
"청와대서 지목후보 탈락에 대한 인사보복 아니냐" 의혹도
[ 박근태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가 정책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후보를 임명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KISTEP이 1999년 출범한 이후 이사회가 추천한 원장 후보를 정부가 선임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2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국민의당)과 미래부에 따르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박영아 현 KISTEP 원장을 차기 원장으로 재선임한 이사회 의결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ISTEP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재적이사 15명 중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장 선출 투표를 해 과반수를 득표한 박 원장을 차기 원장에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KISTEP 규정에 따르면 이사회가 선임한 차기 원장 후보는 미래부 장관의 최종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윤헌주 미래부 과학기술정책관은 “박 원장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 지난 19일 관련 내용을 KISTEP 이사회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불승인 사유를 묻는 질문에는 “박 원장 개인을 평가한 내용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장의 선임이 거부된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원하던 인사가 KISTEP 원장이 되지 못하자 승인을 거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원장의 선임 거부로 미래부의 산하 기관장 인사 시스템 문제가 또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됐다. 19일 권동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취임 넉 달 만에 보유 주식 문제로 사퇴한 데 앞서 지난 7월과 9월에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과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 ‘개인 사유’를 들어 각각 임기를 남기고 물러났다. 인사 시스템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과학계의 지적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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