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가계부채가 발목
[ 황정수 기자 ]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지난 20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대가 컸던 기획재정부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피치에 비해 보수적인 평가 성향을 지녔다고 알려진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각각 작년 12월과 지난 8월 피치보다 한 단계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피치는 이번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성, 대외건전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북한 리스크, 가계부채 수준과 증가세에 우려를 나타냈다.
기재부는 그동안 피치가 부여한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올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시간을 쪼개 피치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등급 상향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유 부총리는 “피치가 마지막으로 등급을 상향 조정한 2012년 9월에 비해 한국 경제의 대외부문 지표가 크게 개선됐고, 성장·재정 부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가 올 들어 21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 최근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과 현대자동차 파업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리스크가 부각된 것 등을 감안할 때 등급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피치가 연례협의 결과를 통보할 때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내년 상반기 이뤄질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평가 때까지 한국 경제 상황을 정확히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재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피치는 다른 신용평가사와 달리 1년에 두 번 평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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