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중국의 독자 노선에 따른 동북아 지역의 급격한 정치 지형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도 큰 변수다. 세계적인 ‘힘의 공백’을 거론하는 학자도 많다. 그 속에서 정치 경제적 실리를 찾기 위해 각국이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 다극화에 맞춘 연횡전략에서 일본이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일본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외교 전략을 펼친 결과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힘들다. 특히 일본은 소위 한국의 중국 경사(傾斜)를 이용하면서 대미관계 등에서 한국에 대한 우위를 확보해왔다.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이는 국제 정치 지형에서 한국 외교는 보이지 않는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아웅산수지 여사도 일본만 방문하고 돌아가는 모양이다. 한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 그제 말레이시아에서 이뤄진 미국의 전직 관료와 북한의 현직 인사들의 양자 접촉도 한국은 관전만 해야 했다. 그저 어제 정부 당국자가 “미국 정부는 이번 협의가 민간 차원의 대화로, 미국 정부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면피성 발언으로만 들린다. 미국의 새 정권 수립을 앞두고 한국만 외톨이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이러다 우물 안 개구리 신세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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