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변속기 등 핵심부품 메인기판 하나에 모두 담아
맞춤형 드론제작 가능케 해
"각 드론에 맞는 SW 개발…드론 교육까지 사업 확장"
[ 이민하 기자 ]
영화 ‘터널’에는 터널 붕괴 현장에 드론(무인항공기)을 투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위험한 터널 내부를 비행하던 드론이 갑자기 뚝 떨어진다. 붕괴 후 생긴 먼지로 전파방해가 생겼기 때문이다. 드론은 무용지물이 됐고 당장 고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실제로도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
김용덕 무지개연구소 대표는 “소방용, 방제용 등 특수목적 드론은 국내 시스템과 맞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제 역할을 못 할 때가 있다”며 “각각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드론을 개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부품을 기판 하나에
무지개연구소가 올초 개발한 일체형 드론 기판(메인보드) ‘블루비’는 맞춤형 드론의 기반이 되는 모듈형 부품이다. 드론에 쓰이는 핵심 부품을 하나로 합쳤다.
드론의 전자변속기(ESC), 비행제어장치, 송수신 센서, 전원공급장치 등 핵심 부품을 메인 기판 하나에 담았다. 작고 간단한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설계 구조를 단순화한 덕분에 다른 구성 부품과의 호환도 쉽다. 배터리 프로펠러 조종기 송·수신부 등 추가 부품은 필요에 따라 더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핵심 부품이 일체형으로 이뤄져 있어 완성품 제작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 대표는 “맞춤형 드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하드웨어부터 개발해야 한다”며 “범용 드론 기판인 블루비를 활용하면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손쉽게 DIY(직접 만들기) 드론을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보안 등 분야별 맞춤 제작
무지개연구소는 드론 기판 제작·생산뿐 아니라 설계·용역까지 하고 있다. 국내 기업 및 기관 등과 블루비를 활용한 4~5건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역 생태계 연구부터 통신, 보안 등 분야도 다양하다. 기업이나 기관의 요구사항에 최적화한 드론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해외에서 제작된 드론 상당수가 국내 기관의 전산, 관제시스템 등과 호환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무지개연구소는 드론의 비행 영상 정보를 해석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블루비는 추가 장치와 쉽게 연결되는 호환성, 개별 환경에 최적화한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드론 플랫폼 구축하겠다”
30대 초반의 김 대표는 창업 이전부터 드론을 조작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드론을 조립할 때 가장 난감한 일은 부품 ◀?호환이 안 되는 것이었다. 부품을 다시 갈아 끼우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호환이 되는 핵심 부품을 모아 놓으면 훨씬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함은 곧 창업으로 이어졌다. 작년 5월 지인과 함께 회사를 세우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회사 이름인 무지개연구소는 ‘무한 창의’ ‘지식’ ‘개발’의 앞글자를 따서 지었다.
김 대표는 “드론을 개발하는 키트와 활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누구든 쉽게 만들 수 있는 드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블루비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여기에 드론 개발교육 부문까지 통합하는 사업 영역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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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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