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짐보리, 완구 '맥포머스' 역수출로 세계 시장 공략

입력 2016-10-24 14:32   수정 2016-10-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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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박기영 한국짐보리 대표가 맥포머스로 만든 공룡 모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2010년 11월, 박기영 한국짐보리 대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 짐보리 본사가 교육용 장난감인 ‘맥포머스’를 인수해 직접 사업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온 것이다. 한국짐보리에는 수동적인 프랜차이즈에서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회였지만 ‘리스크’가 만만치 않았다.

당시 맥포머스의 주재료인 네오디뮴 자석에 사용되는 희토류 가격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가격이 상당 기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보고서도 잇따라 나왔다. 선택의 기로에서 박 대표는 사업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몇 년간 버틸 수만 있다면 글로벌 사업 품목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채산성 악화에도 ‘신뢰’ 택해

맥포머스는 한국짐보리 매출의 80%를 책임지는 효자상품이 됐지만 사업 인수 초기만 해도 산통이 상당했다. 맥포머스를 인수하자마자 희토류 가격이 급등했다. 30% 정도 오를 것이란 예상과 달리 3~4개월 만에 750%까지 치솟았다.

박 대표는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희토류 가격이 200% 가까이 올랐을 때 그동안 확보해둔 물량을 되팔자는 얘기가 회사 내부에서 나왔다. 원재료값 급등으로 채산성이 없는 사업을 계속하다간 회사가 거덜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미리 사둔 희토류를 처분하면 오히려 차익을 남기고 손을 뗄 수 있는 시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갓 물꼬를 튼 GS홈쇼핑과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없었다. 맥포머스를 찾는 국내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흘려들을 수 없었다.

맥포머스는 각종 도형 형태의 평면 블록을 연결해 입체 모형을 만드는 조립식 장난감이다. 홈을 끼워 맞추는 다른 조립식 장난감과 달리 일반 자석보다 18배 강한 네오디뮴 자석을 이용해 견고히 맞물리게 한 것이 맥포머스만의 특징이다.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를 만들며 놀 수 있어 어린이들의 공간 인지능력과 수학능력 향상에 도움을 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만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만 500억원 수출

한국짐보리의 올해 최대 관심사는 수출이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약 60%에 이른다. 한국짐보리는 2013년 ‘5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그동안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만 5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한국짐보리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60개국에 진출한 데 이어 조만간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수출하는 곳마다 현지 반응이 뜨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영국에서는 최근 ‘메이드포멈스 토이어워드’ 조립장난감 분야 은상을 받았다.

박 대표는 “장난감 업계에서 한국은 신제품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통한다”며 “한국에서 통하는 장난감이라면 자신감을 갖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엄마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면 세계 시장 공략은 오히려 수월하다”며 “출산율 저하로 내수 완구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수출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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