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땐 현 국회 해산해야
[ 홍영식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헌 추진을 공론화함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은 권력 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5년 단임제를 대체할 권력구조로 대통령 4년 중임제, 이원집정부제(또는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상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대통령 4년 중임제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중임제 카드를 제시한 적이 있고, 대선 주자들도 바람직한 권력구조 개편 방안으로 중임제를 선호한다.
중임제는 대통령 단임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다음 선거를 의식해 국정운영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책의 연속성도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선거 등 선거 주기 불일치 때문에 발생하는 정치 불안과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도 적지 않다. 재선을 위해 대통령은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집권 땐 현 5년 단임 대통령제와 마찬가지로 임기 후반기 레임덕으로 인한 국정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레임덕 주기가 5년에서 8년으로 길어질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개정된 헌법으로 치른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대선 직후 총선을 해야 한다. 20대 국회 임기가 절반 이상 단축된다는 의미다. 국회의원의 임기를 보장하려면 2020년 치러지는 총선에 대선을 일치시키는 개헌을 해야 한다. 내년에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임기가 3년으로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눠 갖는 것이다.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대통령이 외교와 통일, 국방 분야를 맡고, 나머지 내치는 다수당이 내세운 총리가 행사하는 방식이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논지다. 이들은 행정부와 의회 간 대립이 줄어들고 협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단점으로는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불분명한 데 따른 정국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 자칫 ‘권력 나누기’가 아니라 ‘권력 나눠 먹기’가 될 수 있다. 친박근혜계에서는 최근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 구상이 거론됐다.
의원내각제는 행정부와 의회 간 갈등을 줄여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수당이 집권하도록 해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계도 뚜렷하다. 다수당 의원들이 내각 총리와 장관을 맡는데,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다면 새로 원(院) 구성을 해 총리를 뽑아야 하는 만큼 지금의 국회는 滿鉞瞞?한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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