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정무수석에 쇄신 요구 전달
여당 비주류 "지도부 총사퇴하라"
이재명 시장 "야당, 탄핵 준비해야"
[ 김채연 / 박종필 / 김기만 기자 ] 새누리당이 26일 최순실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로 특검 수사 방침을 결정했다”며 “특검 실시를 위한 여야 협의를 바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특검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야권은 물론이고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특검 요구가 거세지자 전격 수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환영했다. 이재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만시지탄”이라며 “특검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이번 특검 수용을 당장의 어려움을 피해가려는 수단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 도입에 소극적이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정략적인 호도책”이라며 “국민의당은 최순실 국기문란 사태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는 검찰 수사 상황을 봐가면서 검토하겠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특검이 도입되면 11번째가 된다.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법안은 수일 내 정부로 이송된다. 헌법 53조1항에 따라 대통령은 이송된 법안에 대해 15일 이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 또는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특검 시기와 특검 추천권 등을 놓고 여야가 맞설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박 대통령에게 강도 높은 국정 쇄신을 요구했다. 이정현 대표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들은 대통령께서 청와대와 정부 내각에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며 “대통령의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점,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점, 국정 전반에 대한 쇄신을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 같은 의견을 회의에 배석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친박계 지도부 총사퇴 주장도 제기됐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총공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에게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라”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직한 사람을 국무총리로 임명, 총리에게 국정의 컨트롤타워 역 弩?맡기라”고 요구했다. 이어 “거국 중립내각의 법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검찰 수사를 지휘하게 하면 야당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다시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용서를 구하라. 진실의 전부를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들을 엄중히 문책하라”며 “대통령 스스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자청하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트위터에서 “박 대통령은 하야하고 야권은 탄핵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채연/박종필/김기만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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