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M&A 자문시장 공략
[ 이지훈 기자 ] NH투자증권이 미국 에버코어, 중국 시틱그룹, 일본 미즈호그룹과 손잡고 해외 투자기업 발굴에 나섰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을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경 간(cross-border)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IB 에버코어와 전략적 제휴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중국 시틱그룹, 일본 미즈호그룹과 협업을 통해 해외 유망 투자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의 대표 IB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대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매각 자문을 주도하려는 의도에서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M&A 대상 업체를 IB에서 먼저 발굴하는 방식으로 적극적 시장참여를 하겠다는 것.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할 때 JP모간·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대형 증권사를 자문사로 택하는 관행을 바꾸기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이미 NH투자증권은 미·중·일 네트워크를 무기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크로스보더 M&A 추진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인수가격이 2000억~5000억원 규모인 해외 신생기업이 주요 타깃이다.
NH투자증권 IB팀은 삼성전자의 루프 嶽?인수를 크로스보더 M&A의 모범사례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를 모바일 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루프페이 기술을 사들여 글로벌 결제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NH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스타트업 단계를 벗어났지만 아직 명확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지 못한 첨단 기업을 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코어는 1995년에 설립된 회사다. 상대적으로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2조달러(약 2200조원)의 자문실적을 기록했다. 헬스케어, 에너지·인프라 투자 등 분야에선 전통적인 대형 IB들보다 오히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미즈호증권 예비인가 신청서를 내고 한국 상륙을 준비 중인 일본 미즈호그룹도 파트너로 NH투자증권을 선택했다. 대우증권 등 국내 금융사 주요 매물에 인수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중국 국영기업 시틱그룹도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측면에서 NH투자증권엔 큰 힘이다.
IB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이 해외 핵심 IB들과 손잡은 것은 대형 외국계 증권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크로스보더 M&A 시장에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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