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29초영화제 시상식] 강릉 바다·대관령 풍차·정선 억새밭…짜릿한 영상예술이 되다

입력 2016-10-26 20:49  

강원도 29초 영화제 강원도·한경 공동주최

박호진 감독 'Love Story in 강원' 일반부 대상
청소년부 대상은 백장우 감독 '소소한 순간에서…'
164편 중 우수작 16편 선정…총상금 2000만원



[ 고재연 기자 ] “오빠, 우리 어디 갈까? 홍콩? 오키나와?”

여자의 질문에 남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럼 어디?”라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강원도!” 여자는 실망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그 표정은 곧 놀라움으로 바뀐다. 손짓하는 남자친구 뒤로 펼쳐진 푸른 바다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강릉 바닷가에서 모래 장난을 치고, 높은 소나무로 둘러싸인 숲길을 거닌다. 평창 대관령의 드넓은 목장에 있는 새하얀 풍차를 향해 뛰어간다. 정선의 억새밭에서 바라본 석양은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여자는 말한다. “나, 강원도가 좋아.”

26일 강원 춘천시 국립춘천박물관 중앙홀에서 열린 강원도 29초영화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Love Story in 강원’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강원도를 ‘선물한다’는 콘셉트와 강원도의 대자연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답게 담아낸 영상미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강원도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강원도는 짜릿하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 맛있는 음식, 따뜻한 정(情)을 느꼈던 소중한 기억을 담은 작품 총 164편이 출품됐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우수작 16편에 총상금 2000만원이 주어졌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시상식에서 “소재도 다양하고, 이야기 구성과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 많았다”며 “강원도를 푸근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소년부 대상은 백장우 감독의 ‘소소한 순간에서 느껴지는 소중한 감정들, 강원도’가 차지했다. 강원도에서의 일상을 포착해 소박하지만 정겹게 그려낸 점이 호평을 받았다. 남학생이 책을 들고 숲 속을 산책하고, 시장을 둘러본다. 식당에 들어가 닭갈비를 주문한다. 닭갈비를 맛있게 먹는 모습과 함께 ‘강원도와 함께하는 기쁨/놀람/설렘/두근거림’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지나간다. 별이 총총 박힌 밤길을 걸어가는 모습과 함께 “소소한 순간에서 느껴지는 소중한 감정들, 강원도”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김정원 감독의 ‘짜릿했던 강원도 푸른 바다’에 돌아갔다. 한 직장인 여성이 “우와, 바다다!”라고 소리치며 시원한 바다에 뛰어든다. 튜브를 타고 물장구를 치는 그의 표정은 천국에 온 듯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어디선가 “누나”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바닷가는 욕실로 바뀌고, 여자는 바다가 아닌 욕조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한승민 감독의 ‘#강원도의 일상’이 차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하루 일과를 중계하고, 해시태그를 이용해 상태를 설명하는 현대인의 문화를 재치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남학생이 알람에 눈을 뜬다. #아침 #핵피곤. 남학생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산책을 한다. 따스한 햇살과 눈이 시원해지는 강원도의 푸른 자연이 그를 반긴다. #강원도 #아침바람 #산책 #천국. 이번에는 밭으로 가 감자를 캐기 시작한다. #강원도 #감자 #영양분 #꿀맛.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는 모습과 함께 #사람들 #정 #따뜻함 #사랑이라는 해시태그가 나온다.

일반부 우수상은 박소정 양준석 감독의 ‘김복남 할머니 삶의 전부가 깃든 강원도’와 장유진 설마루 감독의 ‘메밀꽃’이 차지했다. ‘김복남~’은 강원 삼척시 도계에 사는 김복남 할머니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린 작품이다. ‘메밀꽃’은 강원 봉평을 배경으로 한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통해 ‘문학이 숨 쉬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소설책을 읽고 있던 두 남녀가 한눈에 반하는 과정을 소설 속 대사를 인용해 풋풋하게 그려냈다.

수상작과 출품작은 강원도 홍보 영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장선영 한국경제TV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와 가족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아이돌 그룹 ‘소나무’의 축하 공연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참석자들은 추첨을 통해 드론, 액션캠, 영화예매권 등 푸짐한 경품을 받았다.

춘천=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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